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공정위는 10일 롯데케미칼의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지주사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유에스에이’(USA)가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분리막 원료 및 동박 시장 등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유에스에이는 롯데케미칼이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지주회사로 지난해 6월 설립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일진머티리얼즈의 주식 53.5%를 약 2조7천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주요 동박 생산 기업으로, 한국과 말레이시아 생산기지를 통해 약 6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이번 인수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다각화를 위한 것이다.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분리막 원료(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을 만드는 롯데케미칼과 또 다른 핵심소재인 동박을 만드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이종시장 사업자 간 결합으로, 양사는 상호경쟁관계나 원재료 의존관계에 놓여있지 않았다. 공정위는 “분리막 원료 및 동박은 2차전지를 구성하는 핵심소재로, 관련 시장 특성상 보완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이 분리막 원료 및 동박 관련 세계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세계 분리막 원료 및 동박 시장은 유력한 사업자 여럿이 상호 경쟁하는 파편화된 시장이어서 롯데케미칼과 일진머티리얼즈의 시장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 동박 시장에서 일진머티리얼즈의 점유율은 5% 안팎, 분리막 원료인 폴리에틸렌 시장에서 롯데케미칼의 점유율은 15% 안팎으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에스케이(SK)나 엘지(LG) 등 이미 폭넓은 배터리 소재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쟁쟁한 경쟁 사업자가 많다는 점과, 앞으로 2차전지 소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고려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