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오는 16일 시작되는 윤석열 대통령 방일 일정에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총수들은 두 나라 정상과 기업인들이 함께하는 오찬 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업이나 투자 이슈 없이 경제협력 강화의 모양새를 내기 위한 ‘병풍 수행’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14일 공식 브리핑에서 “(방일 둘쨋날인 17일) 윤 대통령이 양국 주요 경제인이 동석한 가운데 오찬을 겸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갖고 경제 교류 활성화와 기업인간 교류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일 일정을 수행할 국내 기업인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경제인 규모와 상세한 명단은 가시기 전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엘지(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는 이번 대통령 방일 일정에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과 한화그룹도 회장의 방일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그룹들은 “대통령실에서 발표할 사안”이라는 이유로 수행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4대 그룹 관계자는 “4대 그룹과 일본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경단련)의 파트너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중심으로 기업인 수행단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4대 그룹은 필참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통령의 방일 일정이 급박하게 확정된 탓에, 몇몇 회장들은 기존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연초에 잡아둔 일정을 다음달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해당 기업 관계자는 “방일 기간 오찬 외에는 일정이 없어서 일본 현지 파트너사나 지사 방문 등 별도 스케줄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인들의 공식 일정은 현재로선 방일 둘쨋날 잡힌 오찬 겸 비즈니스 라운드 외에는 없는 상태다.
재계 단체 관계자는 “한·일 관계 정상화에 기업인들이 적극 동참하는 건 필요하다고 보지만, 구체적인 사업이나 투자 이슈 없이 대기업 회장들이 출동해 모양새를 낸다고 될 일은 아니지 않느냐. 좀 더 성의있는 스케줄이 합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회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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