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출고량이 7년 연속 감소했다. 다만 출고 금액은 6년 만에 증가했다. 그간 음주 문화가 바뀌면서 주류 소비가 줄어왔지만 앞으로는 주류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부담도 가중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1년도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0만㎘로 전년(321만4천㎘) 대비 3.6% 감소했다. 2014년(380만8천㎘) 이후 7년 연속 감소세다.
맥주 출고량은 153만9천㎘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고, 소주는 82만6천㎘로 5.6% 감소했다. 맥주는 2013년 이후 8년 연속 줄었고, 소주는 2017년 이후 4년 연속 감소했다. 주류 출고량이 계속 줄어든 건 주 52시간제 등 시행으로 회식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오프라인 술자리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류 출고량 감소율은 2019년 1.7%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4.8%로 커졌고, 2021년에도 3.6%에 달했다.
출고량은 줄었지만 출고금액은 늘었다. 지난해 주류 출고금액은 8조8345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0.4% 늘었다. 맥주 등 출고 가격이 인상되면서 2015년 이후 6년 만에 증가했다. 2021년 맥주 출고량은 전년 대비 1.8% 줄었지만 출고 금액은 3.7% 늘었다.
젊은 소비자들이 맥주·소주 대신 가격이 비싼 고급 주류 쪽으로 눈길을 돌린 것도 영향을 줬다. 보고서는 “위스키와 와인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급주류를 선호하는 엠지(MZ) 세대가 위스키와 와인 소비를 이끄는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물가 상승으로 주류 가격이 오르고 있어, 가격 부담이 가중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식당에서 마시는 외식용 맥주의 물가 상승률은 10.5%(지난 2월, 전년동기대비)로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0월(10.8%) 이후 24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식용 소주 물가 상승률은 2016년 11월(12.0%)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11.2%를 기록했다.
편의점용 주류 가격도 오르고 있다. 오비(OB)맥주는 시유(CU), 지에스(GS)25, 세븐일레븐 등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500㎖) 판매가를 최근 4천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했고, 4캔 구입 할인 가격도 1만1천원에서 1만2천원으로 올린 바 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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