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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R&D 칼바람…내년 사업 66%가 예산 삭감

등록 2023-09-06 17:37수정 2023-09-07 08:20

2023년 예산안 총 9351개 사업목록 분석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1600여개 가운데 1070여개 사업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알앤디 사업의 66%에서 크고 작은 지출구조조정을 한 결과 내년 알앤디 예산 총액이 16.6% 줄어들게 된 셈이다. 연구자들이 대거 반발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산업기술을 개발하거나 중소기업 기술연구를 지원하는 알앤디 사업, 무기를 개발하는 국방분야 알앤디 사업에서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6일 재정정보공개시스템 ‘열린재정’을 통해 내년 예산이 편성된 총 9351개 정부사업 목록을 분석한 결과, 내년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알앤디 사업은 1615개로 이 가운데 1071개(66.3%) 사업의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61개(3.8%) 사업은 올해와 동일한 규모로 예산이 편성됐고, 300개(18.6%) 사업의 예산이 올해보다 늘었으며, 183개 사업은 신규로 예산이 편성됐다.

예산 감액 사업 가운데 일부는 다른 사업에 통폐합됐거나 일반 재정사업으로 분류를 달리한 경우이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66%가 넘는 사업의 예산이 감액된 것은 알앤디 사업들에 대한 폭넓은 구조조정이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그 결과로 정부의 내년 알앤디 예산총액(25조9천억원)은 올해에 견줘 16.6% 줄게 됐다.

알앤디 사업이 많은 4개 부처 예산안을 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알앤디 예산이 올해 9조9천억원에서 내년 9조원으로 줄었다. 과기부는 정부 알앤디 예산의 약 35%를 집행한다. 이밖에 전체 알앤디 예산의 약 18%를 쓰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알앤디 예산이 5조4천억원에서 4조7천억원으로 13.6% 축소됐다. 방위사업청 알앤디 예산이 8.7%(5조1천억원→4조6천억원) 줄었고, 중소벤처기업부 알앤디 예산이 25.4%(1조8천억원→1조3천억원) 감소했다. 사업별로 보면 산업부의 전략핵심소재자립화기술개발 사업 예산(-1864억원)이 가장 많이 줄었고, 방사청의 국산 대함미사일 해성2차 성능개량(-1714억원), 중기부의 중소기업상용화기술개발(-1630억원), 교육부의 이공학학술연구기반구축(-1363억원) 등의 감액 규모가 그 뒤를 이었다.

알앤디 예산과 함께 정부가 일찌감치 강한 구조조정 의지를 밝혔던 민간 보조금사업(국고보조금 민간 이전 사업) 1338개 가운데서는 731개 사업(54.6%)에서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들었다. 특히 기획재정부 보조금관리위원회가 지난 5월 폐지·통폐합·감축을 결정한 278개 국고보조사업의 내년 예산(6조9천억원)이 올해에 견줘 1조2천억원 가까이 감액됐다. 보조금관리위는 매년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실효성을 평가한 뒤 사업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기재부는 “건전재정 기조에 따라 예년보다 엄격히 평가해 2016년 평가 도입이래 역대 최고 수준의 구조조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고보조금 민간 이전 사업 1338개 가운데 보조금이 ‘전액’ 삭감된 사업은 산업부의 일반용전기설비안전점검(-1079억원), 중기부의 상권활성화(-294억원), 문화체육관광부의 만화산업 육성(-237억원), 고용노동부의 합리적 노사관계지원(-56억원) 등 257개다. 이밖에도 무공해차 보급사업(-1974억원), 신재생에너지발전차액지원(-1395억원), 북한 민생협력지원(-1087억원), 남북 경협기반(-998억원), 신재생에너지보급지원(-889억원) 보조금 감소폭이 컸다. 반면에 민간 단체에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통일부의 북한인권 및 자유민주평화통일 공론화 보조금(29억원)이 새로 편성된 점이 눈에 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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