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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자동차와 아파트 창문으로 전기 만들고 탄소는 보도블록에 가둔다

등록 2023-11-30 05:00수정 2023-11-30 08:02

2023 서울시 기후테크 컨퍼런스 현장
지붕이나 보닛, 유리창 등에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미래차. 현대차 제공
지붕이나 보닛, 유리창 등에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미래차. 현대차 제공

자동차 보닛과 루프·실외기 창문으로 태양광 발전을 한다. 시멘트 보도블록에는 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인 탄소를 모아 가둔다. 지구 맞은 편에서 탄소가 어떻게 저감되거나 배출되고 있는지 알기 위한 인공위성을 띄울 수도 있다.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도시·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기업의 신기술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28일 하루동안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2023 서울 기후테크 콘퍼런스’에는 현대자동차·엘엑스(LX)하우시스·에스케이(SK)이엔에스 등 대기업과 에너지·탄소포집·폐기물 등 기후테크 스타트업 등 33개 기업이 모여 기술을 뽐냈다. 미래과학기술지주 등 투자사 8곳도 다녀갔다. 주최 측인 서울시의 김정선 기후환경정책과장은 “올해 첫 행사”라며 “기후테크 산업이 초창기 성장 산업이라,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집중적으로 하루 동안 열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투명태양전지’를 소개했다. 오는 1월 둘째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에서도 소개할 제품이다. 2019년 출시한 솔라루프(태양광 전지로 덮인 차 지붕)를 개선해 실내광에서도 구동이 되는 신제품을 2030년까지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투명태양전지는 지하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도 실내광에 따라 스스로 충전할 수 있다. 미래 자동차에선 더 많이 쓰일 것으로 기대하는 기술이다. 이병홍 현대자동차그룹 전자소자연구팀 리더는 “실리콘태양전지보다 높은 효율(40%)이 장점이고, 핸드폰 보호필름으로 사용할 경우 핸드폰도 스스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가 태양광 패널이 달려있는 실외기 창문인 ‘솔라시스템 루버’를 소개하고 있다. 최우리 기자
LX하우시스 관계자가 태양광 패널이 달려있는 실외기 창문인 ‘솔라시스템 루버’를 소개하고 있다. 최우리 기자

샷시·건축외장재 회사로 유명한 엘엑스(LX)하우시스는 기존 주거공간에 쓸모없는 공간이었던 실외기실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각자 집에 태양광 발전을 샷시에 달게 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김대현 비투비(B2) 영업2팀 책임은 “한 달 가동할 경우 850ℓ 양문형 냉장고를 돌리는 만큼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다. 월 4천원 상당의 전기요금을 절약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출시된 이 제품은 서울시 은평구 신사동의 지에스(GS)건설의 아파트 설계에 이미 반영돼있다. 이날도 SH서울도시주택공사와 건축 인·허가를 담당하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다녀갔다. 특히 지난 2021년에 국토교통부가 2050년까지 공공·민간 건축물의 에너지자립률을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상황에서, 건설사로서는 에너지 자립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라남도 강진에 본사가 있는 ‘로우카본’ 회사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이후 콘크리트 블록에 영구격리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최근 상용화를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가 지난 9월말 독일 브뢰멘에서 열린 ‘탄소포집기술엑스포 유럽’에 가져온 기술과 같다. 전라남도 강진군 생태공원에 이미 이 보도블록을 깔고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나라스페이스에서 쏘아올린 관측 나노위성. 최우리 기자
나라스페이스에서 쏘아올린 관측 나노위성. 최우리 기자

2021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이후 저개발국에서의 탄소 저감 활동을 지원할 경우 탄소 감축 실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일종의 거래 제도가 국제 규범으로 인정되어가면서, 국외 모니터링이 필요한 기업들도 늘어났다. 부산광역시에 본사가 있는 초소형 인공위성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는 서울대 기후연구실·한국천문연구원 등과 대기 중 메탄 농도를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초소형 위성을 개발하는 나르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오형욱 기획·마케팅팀장은 “탄소를 배출하는 공장이 많은 기업들은 해외에서의 저감 사업으로 배출량을 상쇄하고자 한다. 그럴 경우 실제로 저감 사업이 성과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항공·드론보다 인공위성이 다른 나라에서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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