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30일 오후 카카오 내부망에 글을 올려 “사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제공
핵심 경영진들이 검찰에 구속·송치된 뒤 그룹차원의 쇄신 작업에 나섰던 카카오가 쇄신 작업을 맡은 경영진까지
폭로전에 나서고 직원들이 이에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외부 법무법인 조사 의뢰’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30일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결과를 예단해서 얘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카카오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최근 며칠 동안 일어난 일로 많이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사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윤리위원회에서 건의한 것으로 외부기관의 조사가 끝나면 최종판단은 윤리위가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카카오는 윤리위원장이 누구인지 등 윤리위 구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개별사안에 대한 설명도 내놨다. 우선 각종 건설 관련 비리 논란에 대해서는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 아레나, 제주 이에스지(ESG) 센터 등의 건설과정과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제기한 다른 의혹에 대해서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서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카카오는 골프로 망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김 이사장의 주장과 관련해 “골프장 회원권은 이미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며 “환수 자금은 직원 복지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카카오의 쇄신을 위해 출범한 ‘준법과신뢰 위원회’(준신위)의 유일한 사내위원인 김정호 이사장은 지난 28일부터 자신을 향한 음해에 대응한다며 지난 4개월간의 감사 결과를 페이스북을 통해 폭로하고 나섰다. 이에 ‘내부 기득권’으로 몰린 ‘제주 아지트 공사’ 담당 자산개발실장과 직원들은 내부망에 8300자(200자 원고지 42매) 분량의 글을 올려 “결재·합의 없이 공사업체를 선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김정호 이사장을 직장내 괴롭힘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이 김범수 창업자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브라이언임팩트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카카오지회 제공
이날 정오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도 성명을 내 강도높은 경영진 조사를 요구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끝없이 터져 나오는 경영진의 비위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회사는 답변없이 비공개 비상경영회의를 운영해왔다”며 “결국 경영진 내부에서도 폭로가 이어지고 있어 경영진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 독립기구인 준법신뢰위원회가 조사에 나서고 경영쇄신위원회에 직원들을 참여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