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핵심 경영진에 대한 금융감독원·검찰 조사에 임원들의 폭로전까지 이어지며 혼란에 휩싸인 모습인 가운데, 경영쇄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나선다.
6일 카카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창업자는 오는 1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5층에서 카카오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회사 쇄신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브라이언(김범수 창업자 영어 이름)이 직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문들을 해소하기로 하고, 최근 회사 상황과 관련해 창업자한테 직접 묻고 싶은 질문을 접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창업자가 직원들 앞에 서서 회사 경영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는 하는 것은 그가 지난해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이다.
장애인 단체가 6일 오후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임지선 기자
경영 쇄신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의 내홍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는 장애인단체가 시위를 벌였다. 카카오가 쇄신을 위해 꾸린 ‘준법과신뢰 위원회’에 유일한 회사 쪽 위원으로 참여 중인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개병신’이라고 욕설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에 항의하러 온 것이다. 홍승문 해처럼달처럼 동작구지회장은 “기업 임원이 장애인 비하 욕설을 했다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 쪽 공문을 받은 카카오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6일 점심시간 흰색 옷을 입고 직원들에게 경영진을 규탄하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하고 있다. 임지선 기자
이날 건물 안쪽에서는 카카오 노동조합이 “노조의 목소리마저 탄압하는 경영진에게 희망은 없다”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배포하는 시위를 벌였다. 카카오는 지난 5일 대표이사 명의의 공문을 노동조합에 보내 “물리적인 오프라인 장소는 물론 사내 온라인 전산망을 이용하여 조합 활동을 할 경우 반드시 회사와 사전 협의하라”고
요구했는데, 노조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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