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1백명에 찬성 설득 시위대는 “의원 4명 동참”
미국의 ‘민심’을 잡아라!
5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공식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협정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 대표와 반대하는 원정시위단 양쪽이 모두 미국 ‘민주당의 마음’을 잡기 위해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노동·환경 문제 등 때문에 자유무역협정에 부정적인 이들이 많다. 지난해 7월 미국과 중미 6개국 간에 추진했던 중미자유무역협정(카프타·CAFTA)도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닥쳐 2표 차(217 대 215)로 간신히 하원을 통과했다. 미국은 상·하원 모두 각각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을 해줘야만 대통령이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에 서명할 수 있다. 현재 하원(435명)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의석수가 30석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더구나 오는 11월 하원의원의 3분의 1이 교체되는데, 부시 행정부의 인기는 지금 어느 때보다 안 좋은 편이다.
지난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영문이름으로 ‘코러스 에프티에이(KORUS FTA)’가 결정된 데도 이런 속사정이 반영됐다. 애초에는 카프타(KAFTA)나 쿠스프타(KUSFTA)로 지으려 했으나 미 무역대표부 쪽에서 “발음 때문에 중미자유무역협정이 연상된다”며 손사래를 쳤다고 한다. 코러스 에프티에이는 한국(KOR)과 미국(US)의 협정이라는 뜻과, 합창(코러스·Chorus)을 하듯 한-미가 조화를 이루자는 뜻이 담겨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최석영 공사는 “이태식 대사는 2월부터 지금까지 넉달간 무려 100여명의 민주당 하원의원을 만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필요성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미국원정시위단’도 미국 최대의 노동조합인 미국노동총연맹 산별회의(AFL-CIO) 등의 도움을 받아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덕분에 지난달까지는 데니스 쿠시니치 의원 1명만 7일로 예정된 미 의회 앞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기자회견에 참석한다고 알려왔으나, 이후 조금씩 늘어 5일 현재 모두 4명이 동참하기로 했다.
워싱턴/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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