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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민총행복을 키웁시다

등록 2012-03-04 17:42

이강국 교수의 경제산책
이강국 교수의 경제산책
이강국 교수의 경제산책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대답은 사람마다 주관적이겠지만 여러 여론조사들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최근 입소스(Ipsos)의 조사에 따르면, 매우 행복하다고 대답한 사람들의 비중이 세계 평균 22%였는데 인도네시아가 51%로 가장 높았고 인도와 멕시코 등이 그 뒤를 이어 선진국보다 더 높았다.

소득이 높아진다고 사람들이 꼭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성에 기초하여, 이제 경제성장보다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00년대 이후에는 행복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여 행복지수에 대한 조사들이 넘쳐나고 있다. 프랑스나 영국은 행복의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 부탄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민총행복을 높이는 정책을 추구해 왔다.

경제학자들도 행복과 경제성장의 관계를 둘러싸고 논쟁중이다. 이미 1974년 이스털린은 한 국가 내의 개인들 간의 관계와는 달리, 국가의 소득수준이 높아진다 해도 국민들이 더욱 행복해지지 않음을 보고했다.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데는 아무래도 절대적 소득이 아니라 이웃과 비교한 상대소득이 더 중요하고, 부자가 될수록 욕망도 더 커지는 법일까. 그의 연구 이후, 소위 ‘이스털린 역설’에 관한 논쟁이 발전되었다.

최근에는 월드밸류서베이나 갤럽의 여론조사 등 행복과 삶의 만족도에 관해 장기간 많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데이터가 축적되었고, 새로운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스티븐슨 등의 최근 연구는 역시 소득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행복해진다는 상식을 통계적으로 확인해 준다. 소득의 증가가 행복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개인들뿐 아니라, 국가들 사이 그리고 각국의 시간적인 변화를 분석해도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털린은 여러 국가들의 좀더 장기적인 변화를 검토하여 이를 반박하며, 그의 역설이 여전히 현실임을 보인다.

이번 입소스의 조사결과도 행복은 소득 순이 아님을 보여준다. 물론 대상국가가 적고 다른 조사들과는 차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행복은 측정 자체가 어렵고, 개인적으로는 건강과 고용, 사회적 관계 그리고 국가적으로는 문화와 정치, 그리고 복지 등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행복을 연구하는 것은 무척 어려우며, 행복의 경제학은 갈 길이 아직 멀다.

한국은 어떨까. 슬프게도 여러 조사들은 한국의 행복지수는 다른 국가들 그리고 소득수준에 비해 상당히 낮다고 보고한다. 입소스의 이번 조사에서는 매우 행복하다고 대답한 비중이 7%로, 24개국 중 꼴찌에서 2등을 기록했다. 특히 금융위기를 겪고도 전세계적으로는 5년 전에 비해 매우 행복하다고 대답한 사람들의 비중이 약간 높아졌지만, 한국은 조금 낮아졌다. 팍팍한 살림살이, 학교와 일자리에서의 무한경쟁에다 만연한 부정과 열받는 정치상황까지 겹쳐진 탓일까. 누구든 성장을 말하기 전에 사람들이 행복한지 먼저 물어볼 일이다. 리쓰메이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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