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 롯데, 한화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본사 및 계열사가 마천루처럼 서 있는 서울 중심부의 모습. 기업들은 삼성을 추종하면서 임원 보수 수준을 비슷하게 결정하려는 경향이 크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회장·은행장 등 개별보수 비공개
성과급 평가점수 범위 ‘왔다갔다’
퇴직공로금 책정도 일관성 적어
성과급 평가점수 범위 ‘왔다갔다’
퇴직공로금 책정도 일관성 적어
재벌그룹에 견줘 비교적 체계적인 보상 시스템을 갖춘 금융기관들도 투명성이 높다고 말하기 힘들다. 회장이나 은행장 등 금융기관장 개별 보수를 공개하지 않을뿐더러 보상 수준이 여론이나 금융감독기구의 입김에 좌우된다. 보상 관련 준거 틀이 탄탄하지 않다는 의미다.
우리은행 성과급 기준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뚜렷한 이유도 없다. 2010년 당시 이종휘 우리은행장(현 신용회복위원장)은 성과급을 받기는커녕 되레 7000만원을 토해냈다. 세계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은행 실적이 곤두박질치자 업적평가 점수를 -30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전 행장은 “당시 은행장 성과급 평가 점수 범위가 -50~150점이었다. 마이너스 성과급이 바람직한지 의문이 제기되면서 2010년부터는 평가 점수 범위를 0점에서 100점으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에는 마이너스 성과급이 불합리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장 성과급 평가 점수 범위는 2012년에 다시 -50~150점으로 되돌아간다. 홍준모 예금보험공사 팀장(우리금융 담당)은 “실적을 좀더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해 성과급 평가 범위가 변경됐다”고 말했다.
성과급 최하 점수를 암묵적으로 절반 이상으로 맞추고 있는 금융기관도 있다. 케이비(KB)금융은 0~100점으로 경영진 성과급 평가 범위를 정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60점 이하로 평가받는 경우는 없도록 설계돼 있다. 금융감독원 전직 고위 임원은 “(케이비)지주 출범 당시 평가보상체계를 외부 컨설팅사에 의뢰하면서, 당시 경영진이 최소 60점 이상은 나오도록 설계 주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김승유 하나금융 전 회장이 퇴임할 때 책정된 퇴직공로금 35억원도 논란을 불러왔다. 당시 하나금융은 임원에 대한 퇴직금 제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 하나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김 전 회장의 재직기간 동안 받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니 35억원, 성과급까지 포함해 계산하니 48억원이 나왔다. 48억원은 너무 많다는 의견이 있어 35억원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공로금 전액을 사회에 기부했다. 이러한 공로금 책정 과정에서 일관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김경락 류이근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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