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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이건희 동영상’ 삼성 회사 차원 연루 여부 논란

등록 2016-07-22 18:09수정 2016-07-22 22:09

<뉴스타파>가 보도한 동영상 갈무리
<뉴스타파>가 보도한 동영상 갈무리
이 회장 건넨 돈봉투에 우리은행 삼성타운지점 발행 수표 담겨
논현동 빌라는 임원 명의로 빌려… 삼성 “회삿돈 아닌 개인돈”
삼성그룹 “이 회장 관련 물의가 빚어진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심’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진위 여부와 함께 회사 쪽이 연루됐는지를 놓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이 건넸다는 돈봉투에 담긴 수표는 ‘우리은행 삼성타운지점’에서 발행한 것이고, 동영상 촬영 장소 가운데 하나인 서울 논현동 빌라는 김인 전 삼성에스디에스(SDS) 사장 이름으로 전세계약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22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동영상을 보면, 서울 강남의 한 빌라에서 이건희 회장이 줄지어 선 여성들에게 흰색 봉투를 건넸다. 2011~2013년 다섯 차례에 걸쳐 촬영한 동영상에는 이 회장이 성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대화 내용도 담겨 있다. 2011년 12월 영상에는 이 회장이 돈을 건네며 “수고했어”라고 말하는 대목도 있다. 촬영 장소는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서울 삼성동 자택과 논현동의 한 빌라다. 동영상은 전반적으로 이 회장이 한 번에 여성 3~5명을 불러 성매매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여성들을 안내하고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또다른 여성의 음성도 등장한다.

<뉴스타파>는 이 회장이 여성들에게 500만원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100만원짜리 수표 다섯 장은 우리은행 삼성타운지점에서 동영상이 찍히기 한달 전인 2011년 11월14일에 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수표가 삼성의 회삿돈이라면 횡령 의혹까지 제기될 수 있다.

또 2011년과 2012년분 동영상이 촬영된 논현동 빌라는 김인 전 삼성에스디에스 사장(현 고문) 명의로 2012년 3~9월까지 13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은 것으로 돼 있다. 김 전 사장은 1990년대에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했고, 2003~2010년 에스디에스 사장을 역임했다. <뉴스타파>는 김 전 사장이 처음에는 “모른다”고 부인했다가, 나중에 “개인적으로 빌린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만약 회삿돈이 빌라 임대에 쓰였다면 횡령 의혹이 불거질 수 있고, 김 전 사장이 이 회장 돈을 대신 운용하면서 빌라를 빌렸다면 금융실명제법 위반 논란이 일 수 있다.

삼성그룹은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영역과 회사 영역이 엄격히 구분이 된다. 논현동 전세자금은 회삿돈이 아니라 개인 돈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은행 발행 수표와 관련해 “우리은행 삼성타운지점에 회장님 개인계좌가 없을 리 없고, 개인계좌를 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오전 “이 회장과 관련해 물의가 빚어진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생활에 관한 문제여서 회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는 의혹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으나, 삼성그룹 관계자는 “사생활 문제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대신해 사실을 인정하거나 사과할 수 없다. 다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당혹스럽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주변에서는 <뉴스타파>가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놓고 전문가 확인을 거쳤다고 한 상태에서 부인하는 입장을 내놓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정훈 김규원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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