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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삼성 임원에게 ‘형님’ 외치고, ‘이건희 성매매 제보’ 넘겨주고…

등록 2018-03-05 17:12수정 2018-03-06 07:36

삼성과 언론 유착의 민낯
뉴스타파 “YTN 간부, 이건희 성매매 동영상 제보 삼성에 전달”
MBC, ‘장충기 미전실 차장-언론인’ 사이 주고받은 문자 추가 공개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이 지난해 8월 25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이 지난해 8월 25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언론이 사실상 ‘삼성 공화국’의 조력자로 ‘활약’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문자·녹취록 등이 공개됐다. 자본권력 앞에 보도윤리를 저버린 ‘언론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뉴스타파>는 <와이티엔>(YTN) 류제웅 기획조정실장이 지난 2015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제보를 삼성 쪽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와이티엔 사회부 기자들은 2015년 8월 이건희 회장 성매매 영상 제보자를 만났다. 당시 사회부장이던 류 실장은 이를 다른 기자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후 류 실장은 대가 없이 영상을 제공하라고 제보자를 설득했고, 거절당하자 제보자에게 삼성에 먼저 가보라고 제안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또 뉴스타파는 “(류 실장이) 삼성에 동영상 제보 사실을 알린 뒤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의 연락처를 받아 제보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보자와 류 실장의 통화 녹취록을 제시했다. 류 실장은 <한겨레>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와이티엔 노조는 성명을 내 “류 실장의 행위는 언론 윤리 강령 위반을 넘어 중대 제보의 취재와 보도를 막은 해사 행위”라고 지적했다.

4일 <문화방송>(MBC) ‘스트레이트’도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받은 문자를 공개했다. 2014년 12월 이인용 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팀장(사장)은 장 전 차장에게 “방송은 케이(KBS), 엠(MBC), 에스(SBS) 모두 다루지 않겠다고 한다. 종편은 <제이티비시>(JTBC)가 신경이 쓰여서 김수길 대표께 말씀드렸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며 문자를 보냈다. 당시는 삼성 총수 일가가 제일모직 상장을 통해 약 5조800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은 것을 놓고 한창 논란이 일 때였다. 이외에도 최기화 전 문화방송 기획본부장은 2015년 장 전 차장에게 공연표를 받은 것을 언급하며 “형님,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라는 등 문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본부장은 지난 1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제이티비시 쪽은 문화방송 보도에 대해 “제일모직 상장 때 총수 일가가 얻을 차익 논란을 세 차례 보도했다”며 “또 (김수길 대표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은 사실관계에서 어긋나는 일은 없다는 원론적 의미의 의례적인 답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 전 본부장은 <한겨레>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화방송 노조는 성명을 내 “삼성과 김장겸 체제 문화방송의 행태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한 행위”라며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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