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하루 평균 8시간씩 가동하는 가정에서 희망 온도를 2℃만 높여도 월 전기요금을 1만7000원가량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지(LG)전자는 자사 인버터 방식 에어컨을 활용해 실험한 결과 이런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5일 밝혔다. 인버터 에어컨은 온도에 따라 작동 강도가 자동 조절되는 것으로, 2011년 이후 출시된 에어컨은 대부분 이 방식이다.
실외 온도 35도, 실내 온도 33도 조건을 갖춘 18평 규모 실험실에서 인버터 에어컨을 희망 온도 26℃와 강풍 운전 상태로 2시간 가동했더니 약 1.15㎾h의 전력이 소비됐다. 이를 하루 네차례 8시간 동안 틀자 한달 전력 사용량이 138㎾h에 달했다. 희망 온도를 이보다 2℃ 낮은 24℃로 낮추고 강풍 운전 상태로 2시간 가동하자 전력 소모량이 1.6㎾h로 올라갔다. 이런 상태로 하루 8시간씩 틀면 192㎾h의 전력이 소모되는 셈이다. 26℃로 해놓고 틀 때보다 약 54㎾h의 전력이 더 소모됐다.
이를 4인 가족의 월평균 소비전력량 350㎾h에 더하면, 24℃로 틀었을 때 월 11만7540원의 전기요금이 들고, 26℃로 하면 10만310원의 요금이 나온다. 에어컨 온도를 2℃ 높이는 것으로 월 약 1만7230원의 전기요금이 절약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에어컨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또다른 방법으로 에어컨 희망 온도와 실외 온도 차이를 10℃ 이내로 맞출 것을 권장한다. 실외 온도와 10℃ 이상 차이가 나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열을 제거하기 위해 전력 사용량이 급증가한다. 또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커튼 등을 쳐서 햇볕 등을 차단하고, 전력 소모량이 많은 실외기 주변은 환기가 잘되도록 하는 게 좋다.
장시간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에어컨을 자주 켜고 끄는 것보다 설정 온도를 원하는 수준으로 바꾸며 계속 운전하는 방식이 절전에 유리하다. 에어컨 초기 운전 때는 강풍으로 틀어 온도를 빠르게 낮추고, 중풍이나 약풍으로 풍량을 바꿔 오래 가동하는 게 좋다. 에어컨 가동 때 선풍기를 함께 틀고, 에어컨과 선풍기의 바람 방향을 천장 쪽으로 해 공기가 순환될 수 있게 하는 것도 몸에 느껴지는 쾌적감을 높이면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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