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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공시가 오르면 보유세 폭탄?…주택 85%는 몇만원 올라

등록 2018-09-18 05:01수정 2018-09-18 07:34

현 공시가격은 시세 60~70% 수준
그대로 적용 땐 보유세 찔끔 올라
14억5천만원 은마아파트 2천원

정부 “시세상승분, 공시가 적극 반영”
일부 “온 국민 세금폭탄” 주장하지만
올 전국 주택 85.5% 공시가 3억 이하
실제 고가주택·다주택자 아니면 공시가격 현실화로 세금이 대폭 상승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실제 고가주택·다주택자 아니면 공시가격 현실화로 세금이 대폭 상승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공시가격이 실거래가의 80% 수준으로 오르면 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까.

지난해 3억1천만원에 거래된 서울 강서구 ㅎ아파트(전용면적 55.99㎡)의 올해 공시가격은 2억3100만원으로 현실화율(실거래가 반영률)이 74.5%다. 같은 기간 14억5천만원에 거래된 강남구 은마아파트(전용면적 76.79㎡)의 올해 공시가격은 9억1200만원으로 현실화율이 62.9%에 그친다. 두 주택의 공시가격이 실거래가의 80%로 반영되고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에서 강화된 세제가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ㅎ아파트의 공시가격은 2억4800만원으로 오르고 재산세는 2만원 늘어난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은 11억6천만원이 되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친 보유세는 133만2천원 오른다. 만약 공시가격이 현실화되지 않고 종부세 세율 인상만 적용되면 은마아파트의 보유세는 2천원 오르는 수준에 그친다.

공시가격이 차츰 현실화되더라도 주택 소유자 대부분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공시가격 3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사람의 보유세 부담은 최대 5만8천원 늘어나는데, 올해 전국 공동주택의 85.5%가 공시가격 3억원 이하고, 서울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전체의 59.1%가 3억원 이하다. 일부에서 공시가격 인상이 초고가·다주택자뿐 아니라 전국 모든 주택 소유자의 세 부담을 급격히 늘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부담이 커지는 이는 많지 않다는 뜻이다.

정부는 17일 ‘9·13 대책’ 후속조처 점검회의를 열어 “공시가격에 대해 시세가 급등한 주택의 시세 상승분을 적극 반영하고 유형·지역·가액별 형평성 개선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간 공시가격을 현실화할 계획이라고 밝혀왔지만, 이번 ‘9·13 대책’에서도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종부세 인상 효과를 보려면 현재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공시가격의 현실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현재 공시가격은 아파트의 경우 시세의 60~70%, 단독주택이나 토지는 시세의 40~50%만 반영된다. 공시가격이 현실화되면 과세표준(과표) 자체가 커져 ‘똘똘한 한채’에 대한 과세 효과가 강화된다. 종부세 세율 인상이 상위 0.1%만 타깃으로 한다면, 공시가격 인상은 상위 2%(주택 소유자 가운데 종부세 대상 27만명의 비중)를 대상으로 한다.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9·13 대책’의 핵심인 종부세 개편은 3주택 이상이나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세율을 현행 2%에서 최고 3.2%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실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대상은 극히 일부다. 시가 18억원짜리 주택의 보유세 부담도 연 10만원 늘어나는 수준에 그친다. 세 부담이 100만원 이상 늘어나는 과표(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 6억원·1주택자는 9억원을 제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적용) 6억원 초과 종부세 대상은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주택 보유자 1331만명의 0.19%인 2만5504명뿐이다.

일부에선 종부세 세율 인상과 달리 공시가격 인상은 전국 모든 주택 소유자에게 무차별적인 세금 폭탄을 안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 주택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 우선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이 저가주택보다 고가주택이 떨어진다. 형평을 맞춰서 현실화율을 높인다면 공시가격 상승의 영향은 저가주택보다 고가주택이 더 많이 받는다. 둘째, 공시가격이 같은 비율로 오른다 해도 늘어나는 과표의 크기와 적용되는 세율은 고가주택보다 저가주택이 훨씬 작다. 공시가격이 10% 오르면 3억원 주택의 가격은 3천만원 오르고, 10억원 주택의 가격은 1억원 오른다. 마지막으로, 지방세법에 따라 종부세 적용을 받지 않는 주택의 경우 세 부담 상한은 공시가격 기준 주택가액 3억원 이하는 105%, 6억원 이하는 110%, 9억원 이하는 130%다. 올해 국토교통부가 산정한 전국 공동주택 1288만9856채 가운데 공시가격 3억원 이하는 85.5%, 3억~6억원 이하는 11.6%다. 반면 종부세 대상이 되는 9억원 이상 주택의 세 부담 상한은 150%다. 3주택 이상 보유자나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을 보유한 이들의 경우엔 300%까지 오를 예정이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고 형평성을 높일 경우 그에 따른 세 부담은 고가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에게 돌아간다. 그건 역으로 말하면 현재 공시가격 체계가 이런 고액자산가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고 있었다는 뜻”이라며 “정부는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겠다는 원칙만 되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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