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생초보 현지인과 날밤…5개월 모험끝 정상궤도

등록 2006-01-04 19:19수정 2006-01-17 15:56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의 최동렬 부장이 신형 싼타페 시험제작 라인에서 현장 작업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의 최동렬 부장이 신형 싼타페 시험제작 라인에서 현장 작업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세계를 뛴다 ② 최동렬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부장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최동렬(45) 생산관리부장은 요즘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다.

지난해 5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에서는 지금 49초마다 쏘나타가 1대씩 빠져나온다. 가동 5개월 만에 월 생산대수 1만대, 가동률 80%를 넘어섰다. “전세계에서 새로 지은 자동차 공장 가운데 이곳만큼 빨리 정상궤도에 오른 데가 없을 것”이라고 자랑하지만, 그에게 현실은 아직도 꿈만 같다.

앨라배마 공장은 현대차에 글로벌 경영의 성패를 가름짓는 승부수나 다름이 없다. 수출판매 위주에서 현지 직접생산-판매체제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11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앨라배마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주역으로 올라서느냐 변두리 회사로 전락하느냐 하는 갈림길이었다.

시험차를 만들기 이전, 앨라배마 주정부 소개로 채용한 현지인들을 만났을 때만 해도 암담했다. 태반이 40대 중반 이상 고령이었고, 자동차 제조공정에서 일해본 경험도 없는 이들이었다. 불과 몇 달 만에 이들을 교육시켜 공장을 돌린다 해도 품질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2004년 하반기 시험제작 기간에는 공장 설비마저 때때로 고장을 일으켜 애를 태웠다.

본사에서 급파된 기술인력들까지 달라붙어 설비를 조율하고 현장 인력들을 훈련시켜 공장을 정상화하기까지 피가 마르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한 공정의 작업시간을 1초 줄이기 위해 며칠 밤을 샌 적도 있다. 현대차가 ‘포니 엑셀’이라는 고유 모델로 미국시장에 수출을 시작할 무렵인 1985년에 입사한 그이기에 앨라배마의 감회는 남다르다.

최 부장은 오랜 현장경험에서 ‘자동차의 품질 경쟁력은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손끝에서 나온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그와 그의 동료들의 이러한 믿음은 앨라배마 공장에서도 적중했다. “현장 직원들에게 단순작업 교육이 아니라 ‘자동차 공장은 여러 사람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일하는 곳이다. 내가 잘못하면 여러 사람들이 모두 고생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설명을 하니까 모두 열심히 일하는 생산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그는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쏘나타의 품질 경쟁력, 특히 운전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감성 품질’이 동급 미국차와 견줘 “단연 앞선다”고 자신한다. 제이디파워 등 미국 내 권위 있는 품질평가 회사에서도 쏘나타의 경쟁력을 인정한다. 주간 근무조가 투입되는 아침 6시30분에 출근해 야간 근무조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확인하고 밤 11시를 넘겨서야 퇴근하는 그는 “자동차산업 본거지에서 성공하려면 ‘불철주야 정신’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몽고메리(미국 앨라배마주)/글·사진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