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크게 둔화하면서 지난 4월에 코스피가 11% 상승했다. 그러나 우리 경기가 수축국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경기란 확장과 수축을 반복한다. 통계청에서 기준순환일(구체적으로 경기 정점과 저점이 발생한 월)을 발표해주는데, 우리나라 경기는 1972년 3월에서 2013년 3월까지 10번의 순환을 거쳤다. 이 기간에 확장국면은 평균 31개월, 수축국면은 18개월이었다. 평균 49개월에 걸쳐 한 번의 경기순환이 마무린 된 셈이다.
그 후 2013년 3월에서 2017년 9월까지 54개월 경기 확장국면이 진행되었는데, 이는 경기순환 역사상 가장 긴 확장국면이었다. 2017년 9월을 경기 정점으로 올해 3월까지 30개월 최장의 수축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나 통계청에서 나오는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최소한 올해 3분기까지는 경기 수축국면이 더 연장될 확률이 높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에 비해 1.4%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6.4%나 줄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을 연율로 따지면 -5.5%로 미국(-4.8%)보다 더 낮았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서비스업 중심으로 3월 전산업 생산이 전월비 0.3% 감소했고, 특히 소비는 1.0%나 줄었다. 같이 발표되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현재의 경기를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동행지수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증가하면서 우리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월부터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3월에는 98.6으로 2009년 7월(98.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4월 경제심리는 더 나빠졌다. 한국은행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70.8이었는데,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던 2008년 12월(67.7) 이후 최저치다. 4월 전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5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서 심리 위축 정도가 더 컸다.
문제는 우리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는가에 있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선행지수순환변동치를 지켜봐야 한다. 이 지표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 상승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2월부터 하락했기 시작했고, 3월에는 99.6으로 추세선 밑으로 떨어졌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모형으로 전망해보면 올해 9월까지 하락 추세는 더 이어진다. 1995년 이후 통계를 보면 선행지수순환변동치 저점이 경기 저점에 1~6개월 선행했다. 경기 저점은 2020년 4분기나 2021년 1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수축국면에서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 2011년 1월에서 2020년 3월 통계로 코스피와 선행지수순환변동치의 상관관계를 구해보면, 선행지수가 주가에 5개월(상관계수 0.52)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주가가 조정국면의 연장선상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