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취업 한파를 겪은 20대에서 대출액과 연체액 모두 다른 연령대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직 및 생활고가 20대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신용정보업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자료를 분석한 결과, 3월 말 기준 금융거래가 있는 20대의 총 대출액은 43조1620억원으로 나타났다. 2월 대출액(41조1107억원) 대비 5% 늘었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대출액 증가율은 낮아졌다. 30대의 대출액은 282조3229억원으로 전월 대비 2.1% 증가했고, 40대 대출액(469조5502억원)은 0.7% 늘었다. 50대 대출액(452조8129억원)은 0.1% 늘었고, 60대 대출액(269조2045억원)은 0.5% 감소했다. 70대 대출액(98조2421억원)도 0.7% 줄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20대의 경우 학자금 수요와 생계비 마련 목적으로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 이자나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해 발생한 연체금액도 20대에서 가장 많이 늘어났다. 3월 20대의 연체액(6921억원)은 전월 대비 4.3% 증가했다. 30대(4조2949억원) 증가율은 3.8%, 40대(15조14억원) 2%, 50대(25조1285억원) 0.6%, 60대(25조660억원) 0%, 70대(10조8091억원) -0.1% 순이었다. 현금 융통이 어려울 때 쓰는 카드 현금서비스 이용액도 20대 증가율이 1.6%로 가장 높았다. 이어 70대 1.3%, 60대 0.2%, 30대 0.1% 차례였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코로나19 여파로 채용이 늦어지고 직장 및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해고되는 사례가 많아 생계비 목적의 대출 및 연체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드 사용액은 전 연령대에서 모두 줄었다. 20대의 카드 이용금액은 전월 대비 9.2% 줄었고, 30대는 -11.8%, 40대 -12.8%, 50대 -13.3%, 60대 -15.7%, 70대 -15%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카드 사용액이 더 많이 감소하는 추세다.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부소장은 “20대에서 대출 연체율이 크게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20대 카드 사용액 감소가 다른 연령대보다 적은 이유는 현금이 부족해 카드 사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탓으로 생각된다”며 “20대에서 아르바이트나 특수형태고용노동자 등이 많아 수입이 줄어든 원인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지표를 봐도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이 20대에 쏠린 점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을 보면,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6천명 감소했다. 고용률도 3%포인트 내려,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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