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겸 정책위원장은 12일 월권 논란을 빚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금융감독원 감찰 및 간부 2명에 대한 중징계 요청과 관련해 “청와대가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서야 한다”며 “그래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고 밝혔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정수석실의 금감원 감찰의 문제점을 지적한 전성인 홍익대 교수의 언론 칼럼을 언급하면서 “전성인 교수가 가세했다. 청와대의 재량권 남용은 확실하고 청부감찰 의심도 농후하다는 내 생각과 일치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전 교수는 칼럼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이 이번 중징계 요구를 절대로 수용해서는 안되며, 섣불리 사퇴하지 말고 금융감독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수호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주 최고위원은 글에서 “청와대의 금감원 감찰과 징계 요구에 관한 논란이 예상한대로 다음 단계로 번지고 있다”며 “금감원장이 청와대의 징계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분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의 중립성과 자율성은 금감원장 혼자 지키는 것이 아니다”라며 “청와대가 금감원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대놓고 침해하고, 금융위원회가 뒷다리를 걸고 부원장 인사를 갖고 압박을 하는데, 금감원장 혼자 사임만 거부한다고 금감원 독립성이 지켜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원장이 그만두면 좋겠다는 소리가 금감원 내부에서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리고 이렇게 하면 대립만 강조된다. 관중으로선 흥미로운 대결이지만 문제 해결엔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말을 하기가 조심스러웠다”고 글을 이어갔다. 그는 “청와대가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서야 한다. 그래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며 “그렇지 않으면 충돌이 예상된다. 그러면 모두에게 상처만 남는다”고 글을 맺었다.
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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