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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주특기’ 연대로 친환경 전동차 부릉~

등록 2006-01-25 19:41

글로벌모터스의 김일환 사장(오른쪽)과 ㈜위트의 양만규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위트 공장에서 생산계약을 맺기에 앞서 공장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화성/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글로벌모터스의 김일환 사장(오른쪽)과 ㈜위트의 양만규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위트 공장에서 생산계약을 맺기에 앞서 공장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화성/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제품개발·설계·차체·충전지·물류 등 협업
유유배달 3륜차서 노인용 스쿠터까지 진화
비용 확 줄고 참여업체선 고정적 매출 ‘윈윈’

네트워크 성공시대/② 글로벌모터스의 분업 생산

분업은 대기업 공장의 콘베이어 벨트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금과 인력이 항상 부족한 중소기업이지만, 한가지만 잘하는 기업들이 힘을 더한다면 시간과 비용은 줄이되 생산성은 극대화될 수 있다.

3륜 전동차 업체인 글로벌모터스는 충남 보령에 있는 작은 기업이다. 2000년 설립 초기에는 어린이용 전동킥보드와 모터 자전거 등을 내놓았지만, 값싼 중국제품의 공습과 좁은 내수시장의 한계 탓에 관련 사업을 접었다. 새로운 사업분야로 친환경 전동차량을 선택하고 개발을 마친 얼마 뒤, 한 대형 우유업체가 배달용 차량 400대를 전기 오토바이로 바꾼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우유 배달용 전기오토바이는 주택가 주변을 돌아다니며 달리다 멈췄다를 반복하게 된다. 또 우유를 보관하는 냉장박스와 우유 자체의 무게가 있어, 견고한 차체와 튼튼한 모터가 필수적이다. 글로벌모터스는 전동차 개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사업을 따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회사가 워낙 작다보니 차체 설계와 충전지 개발, 안정적인 배송 등 모든 것이 걸림돌이더군요. 개발에 필요한 자금도 부족했고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협업이었습니다.” 글로벌모터스의 김일환 사장은 “제품 개발과 전체적인 설계는 자신이 있으니, 우리가 필요한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업체들과 연계한다면 서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협업을 지원하는 한국통합계약생산서비스(ICMS)협회의 도움을 받아 관련 업체를 찾아 나섰다. 글로벌모터스는 개발에 필요한 각 부품의 도면을 설계하고 디자인을 바꾸는 등 종합적인 ‘지휘’를 맡았고, 뼈대에 해당하는 차체는 전문업체인 대경공업에서 맡았다. 자동차 부품과 차체 개발·설계 쪽에서는 내로라하는 전문업체다. 전동 오토바이를 움직이게 하는 핵심부품인 충전지는 동진아이앤피의 몫이었다. 40년 넘게 전원공급 장치 개발에만 매달려온 전문업체여서 시간과 자금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도와 충청도 여러곳에 흩어져있는 업체들의 부품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서는 운송업체의 도움이 꼭 필요했다. 제품을 만들어낸 뒤 배달하는 것도 운송업체의 몫이다. 곧 물류전문기업인 세림상운이 합류했다. 세림상운은 부품, 완제품 운송은 물론 전국에서 접수되는 애프터서비스 물량까지 맡았다. 전체적인 개발과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은 각 업체가 분담했다. 협업은 성공적이었다. 제품 원가는 줄고, 매출은 크게 늘면서 협업에 참여한 업체들의 경영환경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다. 글로벌모터스는 비용지출이 줄어 연구개발 여력이 생겼고, 다른 참여 업체들도 고정적인 매출을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 김일환 대표는 “매출이 16억원 정도 늘었다”며 “물류비용은 20% 이상 줄였고, 각 부품에 들어가는 비용도 크게 줄여 전체적으로도 큰 이익이었다”고 자랑했다.

글로벌모터스의 협업 모델은 계속 진화 중이다. 노인·장애인용 스쿠터와 전기 자전거 등 사업 아이템이 늘어나고 주문은 잔뜩 밀려있지만 자체 생산라인으로는 어림도 없다. 그렇다고 생산설비 확장을 위해 자금과 인력을 투입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이때 경기도 화성에 있는 ㈜위트가 협업파트너로 나섰다. 철공작업과 금형, 사출 분야에서 업계 최고로 꼽히는 이 회사는 현재 30%의 유휴설비가 있는 상태다. 위트의 양만규 대표는 “어차피 공장 한 쪽이 비어있는데, 설비를 가동해 고정적인 수입을 얻는다면 우리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글로벌모터스와 위트는 조만간 연 생산 2만대의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했으면 연간 2000대 생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ICMS협회의 구성모 본부장은 “개별 기업의 역량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중소업체들이 핵심 사업부문에 기업역량을 모으고 나머지 부분은 외부 전문기업에게서 공급받는 것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화성/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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