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하락 출발해 2200선 아래로 내려간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경기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각종 서비스 ‘먹통’ 사태를 맞은 카카오와 페이·뱅크·게임스 등 카카오 그룹사들이 17일 7~8%대 급락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45분께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7.78% 하락한 4만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는 전 거래일보다 6%가량 하락한 4만8천원에 형성됐다. 코스닥 종목인 카카오게임즈(-6.80%),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페이(-8.31%), 카카오뱅크(-7.14%)도 전 거래일과 비교해 7∼8%대 급락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로 ‘재난 대응 부실’ 논란까지 불거진 카카오에 대해 단기적으로 주가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카카오톡) 송수신 중단은 10시간 정도였으나 16일까지 비즈보드 광고 판매가 중단됐고 모빌리티와 선물하기, 페이지 등도 1∼2일 분량의 매출이 발생하지 못했다. 4분기 매출 최대 1∼2%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며 카카오 목표주가를 10만6천원에서 6만5천원으로 내렸고, 한국투자증권도 카카오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했다.
카카오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재무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17일 오전 거래소에 공시했다. 카카오는 “계열사들과 원인 규명, 단계적인 복구, 재발 방지대책 마련 및 실행, 이해관계자를 위한 보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서비스 정상화 이후 에스케이시앤시(SK C&C) 측과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 배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도 같은 내용의 공시를 올렸다.
한편, 이날 인터넷 네트워크 관련 기업 주가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0분 코스닥시장에서 인터넷 기반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인 오픈베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14.71% 급등한 27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네트워크 통합 솔루션 전문 업체인 콤텍시스템(15.40%)도 강세다. 카카오 서비스가 오류를 일으키자 대체 통신망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들 기업이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