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 더해 유럽까지 통화긴축의 장기전을 선포한 영향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금 요동쳤다. 내년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컸던 만큼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3원 오른 1305.4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319.1원으로 출발해 개장 직후 1320.0원까지 치솟았다가 오름폭을 줄여나갔다. 시장에서는 미국발 통화긴축의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간밤 역외시장에서 환율이 급등했으나, 이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수출대금의 환전)이 쏟아져 오름폭이 제한된 것으로 풀이했다.
코스피는 2360.02로 0.95(0.04%) 떨어졌다. 전날 종가보다 1.32% 낮은 2329.75에 개장해 장 내내 낙폭을 줄였다. 장 초반 주식을 던졌던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전환한 영향이다. 코스닥 지수는 5.27(0.73%) 하락한 717.41로 장을 마쳤다.
간밤에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세는 보다 두드러졌다. 15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25% 떨어졌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2.49%)와 나스닥 지수(-3.23%)도 모두 급락했다.
이는 통화긴축의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내년 말 정책금리에 대한 위원들의 전망치(중간값)가 5.00∼5.25%라고 발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 전망에 따르면)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못 박았다. 시장에서 제기됐던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셈이다. 15일(현지시각)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우리는 연준보다 갈 길이 멀다”며 비슷한 기조를 확인했다.
눈에 띄게 나빠진 실물경기 지표들도 우려를 더했다. 15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소매판매 동향을 보면, 지난달 미국 명목 소매판매는 6894억달러(계절조정)로 전달보다 0.6% 줄었다. 올해 최대 감소폭이다. 가계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장기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소비 활동에 본격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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