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한국경제가 9년(36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실적이 워낙에 좋았던 탓에 기저효과 때문으로 해석된다. 연간으로는 3.1% 성장해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5일 ‘2017년 4/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속보)’ 자료를 내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2% 감소해, 연간으로는 3.1%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1.1%, 2분기 0.6%, 3분기 1.5% 성장했는데, 4분기에 -0.2%가 더해지면서 최종 합계(성장률)가 3.1%가 된 것이다. 한은은 “4분기 지출 부문에서는 수출이 -5.4%, 수입이 -4.1% 줄었고, 건설투자도 건물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8%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증가율 -5.4%는 1985년 1분기(-8.7%) 이후 131분기 만에 최저치다.
한국경제가 분기 단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는 국제금융위기 때였던 2008년 4분기(-3.3%) 이후 9년 만이다. 하지만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낮게 나온 것은 3분기의 높은 성장률(1.5%)에 따른 기저효과와 추석 장기연휴로 인한 조업 일수 감소 때문”이라며 “경기 흐름은 견실한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기 기준으로 보면 하반기 성장률이 3.4%로 상반기(2.8%)보다 더 높다”고 말했다. 2010년 2분기(1.7%) 이후 7년여(29분기)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3분기에 비교하다 보니, 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연간으로는 민간소비(2.6%)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건설투자(7.5%)는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설비투자(-2.3%→14.6%)가 큰폭 증가로 전환했다”며 “경제 활동 별로는 서비스업(2.1%)의 증가율이 낮아졌으나 제조업(4.2%) 증가 폭은 확대되고 건설업(7.2%)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2.3%, 2013년 2.9%였던 성장률은 2014년 3.3%로 잠깐 반짝했다가, 2015년 2.8%, 2016년 2.8%를 기록해 지난해 3년 만에 다시 3%대 성장을 달성하게 됐다. 지난해 실질 국내 총소득(GDI)은 3.4% 성장했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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