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일 밤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화상 형식으로 열린 국제에너지기구(IEA) 이사회에 참석해 에너지 수급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문승욱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 밤 화상회의로 열린 국제에너지기구(IEA) 장관급 이사회에 참석해 31개 회원국과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화 방안을 협의한 자리에서 이런 뜻을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석유 공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심으로 1974년에 설립된 에너지 협력 기구이다.
문 장관은 “한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무력 침공을 억제하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한다”며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해 수출통제, 금융제재 및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한 비축유 방출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앞서 지난 26일 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화상 회담을 연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해 동맹국 간 비축유 방출에 적극 협력하기로 밝힌 바 있다.
문 장관은 국제에너지기구 회원국 간의 논의를 통해 비축유 방출 시점과 물량이 구체화 되는대로 필요한 관련 절차를 즉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가스 등 다른 에너지원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이사회는 올해 이사회 의장국인 미국 주도로 열렸다. 이사회 참여국들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석유 및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을 뿐 아니라 석유 등 주요 에너지원의 공급 차질 위험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회원국의 의지를 결집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 회원국들은 유가 안정을 위해 비상 비축유 6천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초기 분량으로, 상황에 따라 추가 방출도 검토하기로 했다.
국제 유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8%(7.69달러) 급등한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후 배럴당 100달러(장중)를 넘었다가 일시 하락한 뒤 3거래일 만에 다시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4년 7월22일 이후 최고가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