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올해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감축을 예고했다. 디즈니플러스 자료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메타와 트위터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인력감축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디어·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 월트디즈니도 직원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속한 스트리밍 사업부의 막대한 분기 손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을 종합하면, 밥 체이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채용 동결을 통한 감원 등 전사적인 비용 절감을 주문하는 내용의 공지를 수석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에게 발송했다. 공지에는 필수 업무와 직책을 제외한 모든 부서의 신규 채용을 중단한다는 계획과 함께 일부 인력 감축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다. 또 필수 업무와 관련되지 않는 출장을 제한하는 비용 절감 계획 등도 포함됐다. 디즈니는 조만간 회사 재무 책임자와 법률 고문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마케팅, 콘텐츠, 행정 분야 지출 등을 검토해 비용을 줄이는 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다.
디즈니는 전세계 테마파크를 비롯해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대거 보유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전체 직원 수는 20만명이 넘는다.
구조조정 계획은 디즈니가 올해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디즈니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201억5천만달러(26조5778억원)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억6200만달러(2137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300만달러 높았다.
디즈니플러스가 속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의 영업손실이 14억7천만달러(1조9389억 원)를 기록한 게 큰 타격이었다. 디즈니플러스 출시 뒤 3년간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부 손실 누적액은 80억달러(10조552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디즈니플러스의 3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1210만명 늘어 총가입자 수가 1억6420만명이 됐지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디즈니플러스는 비용 절감과 서비스 요금제 개편으로 2023년 후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 사이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월 초 미국에서 광고를 넣는 대신 월 구독료를 7.99달러로 낮춘 광고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경쟁사 넷플릭스도 가입자 이탈과 실적 하락 등을 이유로 올해에만 500명이 넘는 직원을 감원하기로 했다. 메타는 전체 직원 수의 13% 가량인 1만1천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뒤 전체 직원 중 절반 가량인 3700명에 대한 해고를 진행 중이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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