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계열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사업·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노동조합이 “고용 불안 해소”를 요구하기 위한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은 오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에서 ‘무책임 경영 규탄, 고용 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 카카오를 구하라’ 집회를 열겠다고 24일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경영 실패의 책임이 큰 백상엽 대표의 재신임을 결정한 이사회와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에게 사과 및 고용불안 해소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설립된 카카오 노조에는 계열사 직원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전체 임직원 1176명(지난해말 기준) 중 80%를 내보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6월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NCP)이라는 이름의 퇴직 준비 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사실상 구조조정을 추진한 바 있다.
카카오 노조는 두 계열사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이 다른 계열사 임직원들에게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한겨레>에 “올해 상반기 흥행을 거둔 모바일 게임 ‘아키에이지워’를 만든 계열사 엑스엘(XL)게임즈에서조차 희망퇴직을 강행하고 있다. 회사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적자가 지속되는 게 과연 누구의 의사결정에 따른 결과인지 (경영진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피해는 재직 중인 구성원들이 입고 있고, 경영진들은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2021년 주식 시장 상장 뒤 대량으로 주식을 매도한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가 퇴임 후 고문으로 위촉돼 비판받은 사례가 있음에도, 경영 실패로 사퇴한 백 대표가 고문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며 “반복되는 경영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카카오 계열사들이 맞은 위기는 시스템 실패의 결과로,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문제”라며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오는 26일 집회를 시작으로, 김범수 센터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고,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피켓시위를 여는 등 단체 행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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