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가 조종과 분식 회계 등의 혐의로 수사와 회계감리를 받고 있는 카카오가 그룹 컨트롤타워 구실을 할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기로 결정했다. 더이상 계열사 경영을 자율에 맡겨두지 않기로 한 것이다.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더이상 스스로를 스타트업으로 인식해선 안된다. 국민 플랫폼이자 국민 기업 수준에 맞는 책임 경영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카카오는 6일 아침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등 20여명의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2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고,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이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카카오는 경영쇄신위원회의 임무에 대해 “지금 카카오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선 ‘준법과 신뢰위원회’ 설치·운영 계획과 모빌리티 수수료 이슈 등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카카오는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활동에 카카오 주요 관계자도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개별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3일 준법과 신뢰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한 바 있다. 준법과 신뢰위원회는 7명 정도로 구성될 예정이며, 위원은 선정 중이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위해 택시 단체들과의 긴급 간담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회의에서 “주요 택시단체 등과 일정을 조율중이며, 이 자리에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전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회의에서 공동체(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지금까지는 각 공동체의 자율과 책임경영을 위해 권한을 존중해왔지만,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창업 당시의 모습으로 돌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장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발로 뛰며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카카오는 이제 전 국민 플랫폼이자 국민 기업이기에, 각 공동체가 더 이상 스스로를 스타트업으로 인식해선 안된다. 사회가 카카오에 요구하는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책임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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