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연말까진 버티도록…베트남 등서 1만톤 ‘숨은 요소 찾기’

등록 2021-11-08 17:11수정 2021-11-09 02:36

정부, 대체 거래선 확보 등 총력전
베트남 등서 요소 1만톤 물량 협상 중
호주선 2만7천리터 요소수 가져오기로
총대 멘 코트라, 전 세계 무역관에 특별 지시
지난 4일 광주 광산구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광주/연합뉴스
지난 4일 광주 광산구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광주/연합뉴스

요소수 품귀 사태 총력 대응에 나선 정부가 대체 거래선 확보에 뒤늦은 잰걸음을 놀리고 있다. 군 수송기를 띄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요소수’ 2만7천리터를 공수키로 한 데 이어 베트남 등과 약 1만t 규모의 ‘요소’ 수입을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는 등 대체 공급선 확보에 조금씩 성과도 내고 있다.

하지만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찾아다니는’ 수공업적 대응이라는 평가도 있다. 요소 생산지와 생산량, 수출 규모와 같은 전 세계적 요소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 확보에도 힘에 부치는 모습을 정부가 드러내고 있어서다.

 1만톤 계약 성사시 한 숨 돌릴 수도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고 베트남으로부터 다음주 중 차량용 요소 200t을 들여오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베트남과 그 외 다른 국가에서도 요소수 3250만리터를 만들 수 있는 1만t 규모의 요소 수입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사실도 정부는 공개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국내 요소수 제조 업체 관계자는 “(차량용) 요소 1만t 계약이 성사된다면 한달 반 정도 쓸 수 있는 요소수를 확보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계약 성사에 따라 올해 말까지는 요소수 품귀 대란은 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1만t은 말그대로 협상 대상 물량”이라며 “도입 시기나 (확정) 물량 등을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재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린 이후 ‘요소’ 대체 거래선 확보 사실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받기로 한 ‘요소수’ 물량도 애초 계획(2만리터)보다 7천리터를 더 가져오기로 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세제 지원 계획도 이날 내놨다. 현재 5~6.5%가 적용되는 관세율을 0%로 인하한다는 게 뼈대다. 관세가 붙지 않으면 국내 수입업체는 보다 싼 가격에 요소를 국외에서 들여올 수 있다. 다만 최근 수개월 새 가파르게 뛴 국제 요소 가격에 견주면 관세 인하가 얼마만큼의 물량 확보로 이어질지 알기 어렵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매일 일일 점검 회의를 열어 요소 및 요소수 수급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요소는 어디에 있나?

정부의 요소 대체 거래선 찾기는 개별 국외 기업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숲은 파악하지 못한 채 나무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국가별 생산량과 같은 총량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쪽 모두 <한겨레>에 “전반적인 요소 생산과 무역 데이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토로한다.

민간 기구가 작성한 자료에선 농업용을 포함한 대략적인 국가별 요소 수출입 현황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한겨레>가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KNOEMA’가 작성한 자료를 살펴보니, 2019년 기준 요소 수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러시아(698만t), 카타르(513만t), 중국(494만t), 이집트(441만t), 사우디아라비아(317만t) 순이다. 한 해 동안 전 세계 요소 수출량의 절반 남짓(56.5%)을 이들 5개국이 차지한다. 중국은 2015년까지만 해도 1400만t 가까이 수출하며 세계 최대 요소 수출국이었으나 그 이후 점차 줄여 2018년엔 200만t 수준으로 감소한 게 눈에 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개별 국가 설문조사를 통해 요소 통계를 작성한다. 이를 보면, 2019년 현재 요소 주요 생산국은 인도(2446만t), 러시아(863만t), 인도네시아(772만t), 파키스탄(617만t), 미국(613만t) 등이다. 주요 생산국으로 꼽히는 중국은 FAO의 설문에 응답하지 않는 터라 이 조사에선 중국 요소 생산량은 알 수 없다.

이번에도 총대 멘 코트라

요소 대체 공급선 확보의 총대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가 메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무역관을 운영 중인 코트라는 정부 및 정부 유관 기관 중 해외 산업 사정에 가장 밝은 기관 중 하나다. 코트라에 대체 공급선 확보 임무가 떨어진 건 지난 4일이다.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조처 발표 이후 3주 가까이 지난 시점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대체 거래선 확보 요청이 온 직후 (코트라 내) 수출지원센터는 코트라가 운영하는 전 세계 각 무역관에 거래선 확보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코트라는 지난 2018년 일본의 반도체 재료 수출 제한 조처 당시 대체 거래선 확보에 뛰어든 바 있다. 대체 거래선을 찾아내는 경험이 쌓여 있다는 뜻이다. 코트라의 또다른 관계자는 “각 무역관이 미라클(기적)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으로 백방으로 (대체 거래선을) 찾고 있다. 충분한 물량은 아니지만 이미 신규 거래선을 확보해 정부에 보고한 바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코트라와 코트라 보고를 받은 산업부 쪽에선 신규 공급선 등이 공개될 경우 물량과 가격 협상이 불리해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공급 물량과 공급선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경락 이지혜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한화는 왜 매년 100억짜리 불꽃을 쏠까 1.

한화는 왜 매년 100억짜리 불꽃을 쏠까

5만원 두 장 붙은 지폐 판매…일련번호 빠른 900세트는 경매로 2.

5만원 두 장 붙은 지폐 판매…일련번호 빠른 900세트는 경매로

‘쌀먹’ ‘가챠’로 망가지는 ‘게임 왕국’ 대한민국 3.

‘쌀먹’ ‘가챠’로 망가지는 ‘게임 왕국’ 대한민국

숙명여대, 세계 상위 2% 연구자에 교수 5명 선정 4.

숙명여대, 세계 상위 2% 연구자에 교수 5명 선정

앞으로의 모든 경제는 환율 이야기다 5.

앞으로의 모든 경제는 환율 이야기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