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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포스코·LG화학·SK·우리금융·삼성생명…국내 기업들 잇달아 탈석탄 선언

등록 2020-12-14 04:59수정 2020-12-14 09:06

문재인 대통령 탄소중립 비전 선언 전후 기업들 움직임
기재부 1차관, 탈석탄 전환도 산업·부문별 완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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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2050년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고 난 뒤 민간기업들이 탈석탄 선언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다만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은 산업과 분야별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포스코는 13일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해 수소사업에서만 매출 30조원을 달성하는 ‘탈탄소시대 선도’ 비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기술과 수소 추출 핵심기술을 갖추고 수소사업을 그룹 성장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국가 수소생태계 완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내 기업 중 한 곳으로, 지난해 배출량은 7310만t(tCO₂e: 이산화탄소 환산톤)에 이른다.

엘지(LG)화학도 중국 공장에서는 현지 풍력·태양광에서 생산된 전력을 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날 중국 장쑤성 우시 양극재공장이 현지 풍력·태양광 전력판매사(윤풍신에너지)로부터 연간 140GWh 규모의 재생에너지(전력)를 고정가격으로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공장에 필요한 전력을 모두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엘지화학 쪽은 “우시 공장에서 일반 산업용 전력 대비 10만t의 탄소 감축을 달성하게 된다”며 “내년까지 저장성에 있는 전구체 공장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전환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7월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순증가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 성장’을 선언한 바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날 ‘2050 탄소중립 금융그룹’을 선언하고 앞으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채권 인수를 중단하기로 했다. ‘탈석탄 금융’을 실천·논의하는 위원회도 그룹 안에 신설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이미 지난달 중순께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 3일 에스케이(SK)의 에스케이하이닉스 등 6개 계열사도 2050년까지 전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대체하는 ‘RE100’(영국 런던 소재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운영)에 한국 최초로 가입했다.

다만 탈탄소 전환도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정부 내에서 나온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탄소배출가격이 오르면 장기적으로 난방비와 전기료가 상승하고 자동차 유류세도 비싸진다”며 “분야별 탄소배출 비중이나 양극화 추이를 감안하면, 초반에는 건물이나 수송 분야에서 너무 의욕적인 탄소저감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 감축 효과를 평가해 예산을 편성하는 ‘탄소인지예산제도’도 기재부는 수년 내에 도입할 예정이나, 그 효과성은 자신 못하고 있다. 홍두선 기재부 장기전략국장은 “내년에 연구용역을 거쳐 시범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조계완 이경미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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