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4년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9월 주택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1.7%로 전달(64.3%) 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4년 1월 62.1%를 기록한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가운데 강남 11개구의 전세가율은 58.2%를 기록하며 2013년 11월(59.2%) 이후 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60% 아래로 내려갔다. 특히 강남구의 전세가율은 48.9%로 서울 25개구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2년 전인 2016년 8월 78.2%까지 치솟았던 강북 14개구의 전세가율도 지난 8월 68.6%에서 지난달 65.8%로 하락하는 등 강남·북의 전세가율이 고루 하락했다.
최근 전세가율이 떨어진 것은 전셋값은 비교적 안정돼 있는데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7.54% 오른 반면 전셋값은 0.02% 하락했다. 가을 이사철 들어 지난 8월 전셋값이 0.28%에서 9월에는 0.37%로 오름폭이 커지긴 했으나 매매가격이 0.82%(8월), 1.84%(9월) 뛰는 등 전셋값 상승폭의 2∼3배에 달하면서 전세가율이 낮아진 것이다.
서울시내 구별로 보면, 강남구에 이어 용산구의 전세가율이 서울에서 두번째로 낮은 50.1%를 기록했고 송파구의 전세가율이 51.0%로 뒤를 이었다. 도심권에선 성동구가 59.9%로 낮은 편이었다. 경기도는 지난 8월 74.9%에서 9월 74%로 떨어졌고, 인천은 75.8%에서 75.7%로 각각 하락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하락하면서 당분간 주택 투자 수요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세가율이 낮아지면 전세를 낀 갭투자 비용이 커지는 반면 최근 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 목적이 아닌 주택에 대해 담보대출을 받기가 한층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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