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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외국인 국내 현·선물 시장 동시 매도 공세

등록 2016-11-09 17:17수정 2016-11-09 21:27

트럼프 당선으로 자금이탈 가속화 우려…미 금리인상 여부 촉각
한국 공포지수 ‘브이코스피’ 16.6% 급등…브렉시트 때 근접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 여파로 한동안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2132억원을 순매도했다. 6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이 기간 이들의 누적 순매도는 9089억원에 달한다. 이날 기관이 3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폭락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선물시장에서도 대량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이날 오전 중에만 해도 코스피200선물을 2000계약 안팎 순매수하던 외국인은 트럼프가 앞서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팔자’로 돌변해 5951계약을 순매도했다. 금액 기준으로 7356억원에 해당한다. 외국인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우세를 점치던 지난 8일 하루만 제외하고 6거래일 동안 코스피200선물을 지속적으로 매도해 한국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지난 2일과 지난달 25일에 코스피200 선물을 각각 1만계약 안팎 순매도한 바 있다.

주가 변동성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나타내는 지표인 ‘공포지수’도 급등했다. 한국의 공포지수인 브이코스피(VKOSPI)는 이날 16.6% 급등한 19.26을 기록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결과가 전해진 지난 6월24일 공포지수(22.53)에 근접했다. 브이코스피는 장중 40% 이상 오른 23.24를 기록해 투자자들의 심리가 공황 상태에 빠졌음을 드러냈다.

국내외 정치적 리스크가 겹친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만약 다음달 예정대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자금 이탈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위험자산 기피 심리로 자금이 몰린 국채의 가격 상승에 따라 금리는 일제히 내렸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23% 내린 연 1.402%로 거래를 마쳤다. 장기물 금리의 하락 폭이 더 컸다. 10년물은 0.031%, 30년물은 0.032% 내렸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 리스크에 따른 내수 부진 우려에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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