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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군 비상대기, 나토 집단안보 대응…우크라 놓고 군사 대치 심화

등록 2022-01-25 13:55수정 2022-01-26 02:34

미 본토 병력 8500명에 비상대기령
유럽 유사시 파병 준비 태세 돌입
나토, 동유럽 회원국들에 군비 지원
“집단안보 강화, 신속대응군 준비”
나토-러, 지중해 대규모 훈련도 벌여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합병한 크림반도에서 지난 18일 러시아군 장갑차 행렬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합병한 크림반도에서 지난 18일 러시아군 장갑차 행렬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본토 주둔 병력 8500명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그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서유럽 동맹들은 동유럽에 군사장비를 보내고, 지중해에서는 나토와 러시아가 각각 대규모 훈련에 나서는 등 냉전을 방불케 하는 무력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각) 나토의 신속대응군 가동에 대비해 미군 8500명이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 상황 악화로 나토의 신속대응군이 가동되면 미국은 여단급 전투부대와 병참, 의료, 항공, 정보, 감시, 정찰, 운송 등의 군사력을 유럽에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사시 4만명 규모로 가동되는 나토 신속대응군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을 계기로 지금처럼 규모가 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지중해에서 진행되는 나토의 ‘넵튠 스트라이크 22’ 훈련에 미국의 해리 트루먼 항공모함 전단이 참여한다며 “냉전 종식 후 처음으로 미국 항모 전단이 나토의 작전 통제를 받게 된다”며 “우리(나토)의 동쪽 측면 국가들(동유럽)의 안보를 지원해야 하는 신성한 의무”가 미국에 있다고 말했다.

나토에 속한 서유럽 회원국들은 이날도 동유럽에 대한 군사장비 배치 계획을 쏟아냈다. 덴마크는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과 러시아가 면해 있는 발트해에 프리깃함을 투입하고 리투아니아에는 F-16 전투기 4대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해안을 이루는 흑해에 프리깃함, 불가리아에는 유로파이터 전투기를 투입하겠다고 했다. 네덜란드는 불가리아에 F-35 전투기 2대를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도 루마니아에 병력을 파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나토 신속대응군 가동 가능성을 띄우는 미국과 서유럽의 움직임은 나토의 집단안보 시스템을 가동할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는 전 회원국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수단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며 집단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집단안보 개념의 핵심인 나토 조약 제5조는 개별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발트 3국과 폴란드에 파견된 4개 나토 전투그룹의 보강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면한 국경에 병력을 집중시키며 시작된 이번 대치는 미-소가 존멸을 놓고 대립하던 냉전 때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의 움직임은 동유럽 신규 회원국들을 안심시키고, 러시아에는 집단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해 침공 의지를 꺾으려는 이중 목적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럽 국가 및 나토 수뇌부와의 화상회의를 마친 뒤 “모든 유럽 지도자들과 완벽한 (의견의) 만장일치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번 위기에서 강경 메시지를 주도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러시아군이 전격전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점령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나토의 비상한 대응을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긴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미국과 나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 대변인이 나토와의 갈등 심화에 대해 “러시아가 아니라 나토와 미국이 하는 짓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10만6천명의 병력을 집결시켜 전쟁 임박설을 유발한 러시아는 지중해에서 함정 140척과 병력 1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와 나토가 각각 진행하는 지중해 훈련은 전부터 예고된 것이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 상황에서 진행되기에 더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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