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2일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유럽 배치 미군 병력을 우크라이나 인접국들로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동맹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미 유럽에 배치한 미군과 장비에 대한 추가 이동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에 훈련을 이유로 보낸 병력을 빼지 않겠다는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이날 이탈리아에 주둔하던 보병 800여명과 독일 배치 F-35 전투기 8대를 각각 발트해 국가들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부 거점들’로 옮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육군의 주력 공격용 헬리콥터 AH-64 아파치 헬기 20대로 구성된 항공공격대대도 독일에서 발트해 지역으로, 그리스에 배치된 같은 기종 헬기 12대도 폴란드로 이동한다.
앞서 미국은 독일 주둔 병력 1천여명과 장갑차 등을 루마니아로, 미국 본토에서 제82공수사단 4700여명을 폴란드로 보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제82공수사단은 폴란드군 훈련을 돕는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면 침공을 감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피난민 수십만명을 수용할 거점을 폴란드군과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증강으로 폴란드에는 9천여명, 루마니아에는 2천여명의 미군이 배치됐다. 두 나라에 배치된 미군은 평시의 두 배에 달한다.
미국 국방부는 추가 파병에 대비해 본토 병력 8500명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린 상태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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