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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포드, 중국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돌연 중단…반노동? 반중?

등록 2023-09-26 13:57수정 2023-09-27 02:33

미시간주 합작 생산 시설 중단 선언
올해 2월 미국 미시간주 마셜에서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최고경영자가 중국 닝더스다이(CATL)와의 합작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2월 미국 미시간주 마셜에서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최고경영자가 중국 닝더스다이(CATL)와의 합작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닝더스다이(CATL)와 미국 미시간주에 합작 생산시설을 짓고 있던 포드자동차가 돌연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정치권의 반발에 백기를 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드자동차는 25일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며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 닝더스다이와의 합작 공장 건설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작업을 중단하고 관련 지출을 제한하겠다”고만 하고 더 자세한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포드자동차는 건설 계획을 완전히 접을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포드자동차는 올해 2월 닝더스다이와 손잡고 35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2500명을 고용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닝더스다이의 기술을 이용해 리튬·인산·철을 소재로 한 배터리를 만든다는 것으로, 이 배터리는 리튬·니켈·코발트로 만드는 경쟁사들 제품보다 무겁지만 저렴하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중국에서 수입해왔다.

이 조처를 놓고 두 가지 배경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는 일주일 넘게 진행 중인 자동차노조 파업이다. 포드자동차는 노조 요구대로 급여를 올리면 전기차 생산 확대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래서 노조를 압박하려고 사업 중단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노동자들을 잘라내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두번째는 정치권의 압박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손을 떼려 한다는 것이다. 포드자동차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강한 반중 기류에 때마침 만들어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까지 맞물리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이 법이 중국산 부품이나 핵심 광물이 들어간 배터리를 단 전기차에는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자 중국 기업이 우회로를 찾은 것이라는 주장 때문이다.

미국 하원의 세입위원회와 ‘미국과 중국공산당의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는 지난 7월 포드자동차에 서한을 보내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상원에서는 닝더스다이의 기술로 만든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에는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하원 세입위는 테슬라에도 닝더스다이와의 계약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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