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5주년 대차대조표
“정치적 이용” 비난…여론 갈수록 시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국민들에게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단합할 것과 이라크전 임무 완수를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5주년을 맞아 이날 저녁 9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텔레비전 생중계 연설을 통해 “미국의 안전은 바그다드 시가지에서의 전투 결과에 달려 있다”며, 이라크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의 핵심임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극단주의자 중 어느 한쪽이 승리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테러와의 전쟁을 “문명을 위한 투쟁”, “21세기 이데올로기 투쟁”, “우리 세대의 소명” 등으로 규정했다.
부시 대통령이 “단합할 것”을 호소했지만,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이 9·11 추모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국민적 단합과 추모를 위한 연설을, 9·11과 관계없다고 스스로 인정한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데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시엔엔>(CNN)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국의 성인남녀 1004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행정부가 9·11 테러에 책임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아주 그렇다’와 ‘약간 그렇다’를 합쳐 4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1년 여론조사 때의 34%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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