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쿠바 민주화를 위해 조성한 수천만 달러의 자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미 의회의 지적이 나왔다.
14일 미 회계감사원(GAO) 은 대외원조기관인 미 국제개발처(USAID)가 1996~2005년까지 지출한 쿠바 민주화 촉진 자금 7600만 달러 중 6500만 달러가 경쟁 입찰 없이 분배됐고, 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도 없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이 자금은 컴퓨터 게임, 초콜릿, 캐시미어 스웨터 등 사치품을 사는 데 사용돼 왔다고 통신이 전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 카스트로 단체인 ‘쿠바민주주의행동’은 고디바 초콜릿, 산악 자전거, 플레이스테이션, 겜보이, 캐시미어 스웨터 등을 구매해 모두 쿠바에 보냈다고 주장했다고 <마이애미헤럴드>가 보도했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후안 카를로스 아코스타는 “쿠바인들은 굶주리고 있고, 그들은 초콜릿을 구할 수 없다”며 “감사관들은 쿠바가 춥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캐시미어 스웨터를 원하는 쿠바인이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감사를 요구한 의원 중 한명인 제프 플레이크 하원의원(공화·애리조나)은 “이 정도의 지원 자금을 유지하는 것은 세금 납세자들의 돈을 터무니 없이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10일 조지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2년간 쿠바 민주주의 촉진 자금으로 8000만 달러를 지원하는 안을 승인했으나, 일부에서는 이 돈이 쿠바의 변화를 촉진하기보다는 반 카스트로 주민들이 많은 마이애미에서 표를 얻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판해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