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개도국 식량 비축 감소 야기"
미-브라질 협력에 반대 행보 가속
미-브라질 협력에 반대 행보 가속
친환경 에너지냐, 빈곤 가속화냐? 에탄올의 연료 이용 확대를 둘러싸고 미국-브라질과 쿠바-베네수엘라 사이 논쟁이 뜨겁다.
병상에 있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29일(현지시각) 미국 바이오연료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기고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카스트로는 이 글을 통해 “부시 정부의 에탄올 생산 지원은 개발도상국의 식량 비축 감소를 야기해 전세계 30억명 이상을 기아와 갈증으로 숨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탄올 수요가 늘면서, 선진국들이 옥수수와 같은 곡식을 개발도상국에서 수입하면 빈곤층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 “에탄올 350억갤런을 생산하기 위해 3억2000만t의 옥수수가 필요하다”며 “에탄올 생산을 위한 자금을 빈곤국에 지원하면, 기후 변화로부터 인간을 보호할 나무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최근 에탄올 생산 확대 노력이 빈곤층을 굶주리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셀수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카스트로의 의견이 사탕수수에서 에탄올을 생산하는 브라질을 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에탄올의 성공은 실제로 증명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클레이 셀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은 28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바이오연료의 미래는 옥수수를 기반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안에 풀과 나무에서 에탄올을 만들 수 있는 새 기술이 개발돼 곡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에탄올의 생산 확대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는 세계 에탄올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두 정상은 31일엔 부시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20여일 만에 다시 정상회담을 열고 에탄올 생산확대에 대한 세부 논의와 도하 개발 어젠다(DDA) 협상 진전 문제, 아이티 안정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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