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마지막 예비선거까진 필요없어” 의사표시
다섯 달을 끌어온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오는 20일 끝나게 될 것인가?
선두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오리건주와 켄터키주의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20일 자신에게 첫 당내 경선 승리를 안겨줬던 아이오와주로 가서, 경선 승리를 일방적으로 선언할 예정이다. 앞서 오바마는 20일 치러지는 오리건과 켄터키주의 경선이 끝나면 선출 대의원 확보에서 자신이 과반을 넘는 점에 근거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경선 포기 여부와 상관없이 경선 승리를 일방적으로 선언할 것으로 밝힌 바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닷컴에 따르면 오바마는 18일 자정 현재(현지시각) 슈퍼대의원 295명을 포함해 1897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후보 확정에 필요한 2025명에 138명까지 근접하고 있다. 힐러리 의원은 슈퍼대의원 274명을 포함해 1717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오바마에게 180명을 뒤지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를 근거로 계산해 보면, 오바마는 오리건주 52명의 대의원 가운데 30명, 켄터키주 51명 대의원 가운데 17명을 확보해 1944명을 확보할 수 있다. 후보 확정에는 아직도 81명이 더 필요하다. 노스캐롤라이나 압승 이후 슈퍼대의원들의 지지 흐름이 오바마 쪽으로 쏠리고 있다.
따라서 20일 저녁 아이오와주에서 오바마 집회는 대의원 확보에서 앞선 대세론을 근거로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플로리다와 미시건주의 대의원 인정 문제를 다루게 될 오는 31일 민주당 전국위원회 규칙위와 힐러리의 압승이 예상되는 6월1일 푸에르토리코(55명) 예비선거 이전에 승리를 선언해 당내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근소한 차이의 승리가 예상되는 6월3일 몬태나(16명) 사우스다코타(15명)의 마지막 예비선거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강력한 의사표시인 셈이다.
힐러리는 11월 본선에서 중요한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근거로 본선경쟁력을 내세우며 경선 완주를 다짐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오바마가 백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아이오와를 다시 찾는 데는 첫 승리에 대한 향수 이상의 이유가 있다. 힐러리가 완주를 고집하는 논리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로 아이오와를 택한 것이다.
오바마의 행보도 11월 본선을 겨냥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바마는 지난주 대의원 자격 인정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미시건주를 방문한 데 이어 대표적인 민주-공화당 접전주(스윙주)인 미주리주를 방문했다, 이번 주에는 아이오와에 이어 또 다른 대표적 스윙주이자 역시 대의원 자격 논란을 빚고 있는 플로리다를 방문할 예정이다. 오바마는 이들 스윙주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하는 한편 전국적으로 유권자 등록운동을 벌이면서, 힐러리 쪽의 선거자금책들에게도 화해의 손길을 뻗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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