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 대선]
공화·민주 전당대회 결산
공화·민주 전당대회 결산
5일로 미국 공화·민주 양대정당의 전당대회가 마무리됐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는 ‘워싱턴 정치를 바꾸자’는 ‘변화’를 강조함으로써, ‘부시 정권 8년을 갈아치우자’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주창하는 ‘변화’에 정면대응을 선언했다. 백악관으로 가는 장정에는 이들이 내세우는 변화의 메시지, 이번 전당대회 효과, 부통령 후보 효과 등 수많은 변수들이 가로놓여 있다. 당장 지지율이 하루 사이에 출렁거리는 등 살얼음판을 딛는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편집자
“초당파적 협력” “8년이면 충분”
양당 메시지
두 정당의 전당대회 메시지는 분명했다. 민주당은 변화를 원한다면 오바마를 찍으라고 했고, 공화당은 국가를 지킬 적임자는 매케인이라고 강조했다. 정권교체를 노리는 민주당은 조지 부시 행정부 8년에 대한 심판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염증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부시=매케인’임을 강조하며, ‘매케인 당선은 부시 3기 정권’으로 규정했다. “8년이면 충분하다”며,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했다.
반면, 공화당은 국가를 강조하며 애국심을 자극했다. 매케인이 조국을 위해 베트남전에 참전했다며, ‘미국 최고지도자가 될 조국애’를 중심에 세웠다. 매케인은 이날 “전쟁포로로 잡혀 있으면서 조국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4일 매케인의 베트남전 포로 경력 등을 영상으로 길게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초선 상원의원인 오바마가 25년째 연방의원인 매케인에 비해 최고 지도자 자질이 부족하다는 점도 대비시켰다.
양쪽은 서로의 약점도 보완하려 노력했다. 오바마는 구체적 정책비전을 제시하면서, 준비된 후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매케인은 4일 대통령이 당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익을 위해 일하는 변화를 만들겠다며, 변화에 대한 욕구를 잠식하려 애썼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무당파 표심’ ‘지지율 정체’ 고민 앞으로 과제 민주당의 최대 고민은 역시 지지율 정체다. 버락 오바마가 내건 최대의 화두 ‘변화’마저, 매케인이 초당파적 정치를 앞세워 잠식에 들어갔다. 아직도 꼬리를 물고 있는 자질 부족 논란도 털어내야 한다. 첫 여성 부통령을 노리는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바람을 잠재우는 것도 과제다. 백인 노동자 계층,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의 표심을 돌리는 것도 숙제다. 무엇보다, 미국인의 표심에 가려진 첫 흑인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해야 한다. 공화당의 고민은 부시 심판론 차단이다. 부시 심판론은 곧 매케인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부시=매케인’이 아니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각종 구설수가 잇따르며 ‘시한폭탄’처럼 불안한 페일린에게 대형 악재가 터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 남성 노동자 계층, 교외 여성, 무당파 유권자의 표심을 잡는 것도 숙제다. <크리스천 사이언스모니터>는 4일 매케인이 승리하려면, 무당파의 55%, 민주당원의 15%를 잠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이 침체된 미국 경제를 살릴 적임자임을 설득해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5일 “모든 유권자에게 경제는 최대 관심사지만, 어느 쪽도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오는 26일 첫 대선후보 토론은 반드시 기선을 잡아야 할 전략적 고비다. 김순배 기자
‘오바마 대 페일린’ 대결구도? 새로운 변수
흑인인 버락 오바마(47) 민주당 대선후보의 바람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이 오바마의 바람에 공화당과 존 매케인 진영은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44)이라는 전혀 다른 바람을 끌고왔다. 세라 페일린의 ‘깜짝 등장’은 애초 힐러리 클린턴의 맞수로 백인 여성표를 의식한 발탁 정도로 여겨졌다. 가족사 등 의혹이 나오자, 영국 도박사들이 후보 경질까지 점칠 정도로 공화당과 존 매케인의 ‘조급한 실수’라는 평가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지금은 그의 스캔들까지 대중의 관심사로 바뀌며 오바마에게 쏠렸던 대중의 관심과 언론의 각광을 돌렸다. 페일린은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일단 이번 대선의 화제를 오바마와 민주당 쪽에서 공화당과 매케인 쪽으로 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페일린은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서 당찬 모습을 보이며 ‘오바마의 저격수’로 이미지를 굳혀, 대선 국면을 오바마 대 페일린이라는 새로운 구도로 짜가기 시작했다는 평까지 받는다. <워싱턴포스트> 여론면 칼럼니스트인 찰스 크로테이머는 “매케인은 무당파적이고 뚝심이 있는 개혁가를 발탁함으로써 변화라는 구호를 훔쳐오는 도박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갤럽 49%:42%(오바마 대 매케인), CBS 42%:42% 지지율 효과 민주·공화 어느 쪽이 전당대회의 승자일까? 1~4일 공화당 전당대회는 매케인 진영을 ‘롤러코스터’에 올려놨다.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강타하면서 행사가 대폭 축소되는 암울한 상황에서 시작했고, 여성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을 둘러싼 악재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그러나, 3일 페일린 후보가 오바마 후보를 맹공격하는 연설로 공화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4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49% 지지율로 42%의 매케인을 앞섰다. 라스무센 조사에서도 오바마 50%, 매케인 45%였다. 갤럽은 ‘아직까지는 페일린 효과가 오바마에 타격을 주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같은날 발표된 <시비에스>(CBS) 방송 조사(1~3일 실시)에서는 매케인과 오바마 지지율이 42%로 동률을 이뤄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4일 발표된 조사는 지난 1~3일 실시돼 3일 밤 페일린 연설과 4일 매케인 수락연설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전당대회의 진짜 ‘성적표’는 5일 이후 나올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전당대회 이후 미국 대선 일정
매케인은 4일 대통령이 당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익을 위해 일하는 변화를 만들겠다며, 변화에 대한 욕구를 잠식하려 애썼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무당파 표심’ ‘지지율 정체’ 고민 앞으로 과제 민주당의 최대 고민은 역시 지지율 정체다. 버락 오바마가 내건 최대의 화두 ‘변화’마저, 매케인이 초당파적 정치를 앞세워 잠식에 들어갔다. 아직도 꼬리를 물고 있는 자질 부족 논란도 털어내야 한다. 첫 여성 부통령을 노리는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바람을 잠재우는 것도 과제다. 백인 노동자 계층,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의 표심을 돌리는 것도 숙제다. 무엇보다, 미국인의 표심에 가려진 첫 흑인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해야 한다. 공화당의 고민은 부시 심판론 차단이다. 부시 심판론은 곧 매케인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부시=매케인’이 아니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각종 구설수가 잇따르며 ‘시한폭탄’처럼 불안한 페일린에게 대형 악재가 터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 남성 노동자 계층, 교외 여성, 무당파 유권자의 표심을 잡는 것도 숙제다. <크리스천 사이언스모니터>는 4일 매케인이 승리하려면, 무당파의 55%, 민주당원의 15%를 잠식해야 한다고 전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이 침체된 미국 경제를 살릴 적임자임을 설득해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5일 “모든 유권자에게 경제는 최대 관심사지만, 어느 쪽도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오는 26일 첫 대선후보 토론은 반드시 기선을 잡아야 할 전략적 고비다. 김순배 기자
‘오바마 대 페일린’ 대결구도? 새로운 변수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펜실베이니아주 콜럼비아의 한 시장에서 소년과 손을 마주치고 있다. 콜럼비아/AP 연합
갤럽 49%:42%(오바마 대 매케인), CBS 42%:42% 지지율 효과 민주·공화 어느 쪽이 전당대회의 승자일까? 1~4일 공화당 전당대회는 매케인 진영을 ‘롤러코스터’에 올려놨다. 허리케인 구스타프가 강타하면서 행사가 대폭 축소되는 암울한 상황에서 시작했고, 여성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을 둘러싼 악재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그러나, 3일 페일린 후보가 오바마 후보를 맹공격하는 연설로 공화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4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49% 지지율로 42%의 매케인을 앞섰다. 라스무센 조사에서도 오바마 50%, 매케인 45%였다. 갤럽은 ‘아직까지는 페일린 효과가 오바마에 타격을 주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같은날 발표된 <시비에스>(CBS) 방송 조사(1~3일 실시)에서는 매케인과 오바마 지지율이 42%로 동률을 이뤄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4일 발표된 조사는 지난 1~3일 실시돼 3일 밤 페일린 연설과 4일 매케인 수락연설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전당대회의 진짜 ‘성적표’는 5일 이후 나올 여론조사 결과에서 드러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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