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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북핵 문제, 트럼프 ‘수위 조절’…강성 발언 아베와 ‘온도차’

등록 2017-11-06 22:03수정 2017-11-07 01:15

아베 “대북 압박 최대화 트럼프와 일치”
트럼프는 대북 압박·중국 역할론 직접 언급 안해
트럼프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 원론적 언급만
“억류 미국인 석방하면 특별한 일의 시작될 수도”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 회견에서 북핵·북한 문제와 관련해 애초 예상과는 달리 원칙적인 기존 입장만 재확인하며 ‘수위 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경한 대북 발언 기조는 주로 아베 총리의 ‘입’에서 나왔다. ‘밀월’ 관계를 과시해온 미-일 정상은 이날 북한 해법에서 ‘온도차’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정책을 변경시키기 위해 압박을 최대한 높여가자는 데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며 “일본은 북한에 대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지금은 북한에 대해 대화가 아닌 추가 압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북한의 35개 단체와 개인에 대한 자산동결을 내일(7일) 결정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미·일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중국은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계속 강조해오던 ‘중국 역할론’이나 ‘최대의 대북 압박’ 등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전세계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만 밝혔다.

‘전략적 인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가리키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말 ‘최대의 압박과 관여(대화·협상)로 이름 붙인 새 대북 정책을 발표하면서 오바마 행정부와는 차별화된 대북 정책을 펼칠 것임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는 말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원론적 언급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그동안 해왔던 자신의 강경한 대북 레토릭(말치장)을 해명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내 레토릭이 아주 강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하지만 지난 25년간 아주 약한 레토릭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봐라”고 말했다. 자신의 강한 대북 레토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정상회담 뒤 만난 일본인 납북 피해자들에 대해 언급한 뒤 “김정은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을) 되돌려 보낸다면 아주 특별한 어떤 것의 시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을 북-미 관계 해빙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하와이에서 일본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북한 사람은 대단하다”고 한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재확인하며 “그들은 아주 억압적인 정권 밑에 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게 잘될 거라고 여러분한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북아에서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아베 총리도 “나도 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트럼프도 그렇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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