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이란을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이라고 표현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이란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6일(현지시각) 이란 외교부는 이란과 아랍에미리트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이 “비외교적”(undiplomatic)이라며 “심각하게 지켜보고 검토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응답을 기다린다”며 이렇게 밝혔다.
아랍에미리트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전날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이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걸프 국가들과 역사적이고 친밀한 관계에 있다는 것과 빠르게 진행되는 긍정적인 발전에 대해서 완전히 무지하다(totally unaware)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또 윤 대통령의 발언이 “간섭하기 좋아하는 것”(meddlesome)이란 평가도 내놨다.
이란 정권에 적대적인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도 윤 대통령의 발언을 다루며 “미국의 제재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달러 문제를 제외하면 한국과 이란의 관계는 보통 평범하고 긴장과는 먼 것으로 여겨졌다”며 “정책에서 일종의 전환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이란에 적대적인 공동성명에 참여한 사실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이란의 이익과 충돌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채택한 첫 번째 아시아 국가 정상은 아니다”라고도 전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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