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숨진 것으로 발표된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생전 모습. 지난 4월25일 인터넷을 통해 방영된 장면을 찍은 것이다. 인텔센터/AP 연합
이라크 총리 공식 확인
미국이 이라크 저항공격의 핵심 인물로 지목해온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미군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이라크 당국이 발표했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8일(현지시각) <시엔엔> 등으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오늘, 알자르카위가 제거됐다”고 선언했다. 그는 알자르카위가 7일 저녁 바그다드에서 북동쪽으로 50㎞ 떨어진 디얄라주 바쿠바 근처의 주택에서 측근 7명과 함께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알말리키 총리는 이라크 보안군이 주민들로부터 입수한 정보에 따라 미군이 알자르카위의 은신처를 공습했다고 설명했다. 호샤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에이피>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 “미국의 오만함을 처벌할 것”이라고 말하는 알자르카위의 육성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된 이래 화면에 나타난 장소 등을 근거로 그의 움직임을 추적해 은신처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혼란에 빠진 이라크 상황으로 반전 여론이 고조되면서 곤경에 빠져 있는 미국·영국 정부는 알자르카위의 죽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이라크 상황이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백악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알자르카위의 사망은 알카에다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자 대테러전에서의 의미심장한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민은 이라크에서 싸우는 남녀 미군들을 마땅히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게 됐다”며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게는 미국민들의 지속적인 인내를 요구하는 험난한 날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전세계 알카에다에 타격을 입힌 매우 좋은 뉴스”라고 평가했다.
요르단 출신인 알자르카위는 2004년부터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을 이끌면서 계속되는 저항공격과 인질납치, 참수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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