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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꼬리문 테러·반테러 안전지대 사라져

등록 2006-09-04 19:26수정 2006-09-05 10:33

아프간 이라크 레바논…5년새 7만 2265명 사망
9·11 테러 5년 끝나지 않는 전쟁
① 세계는 안전해졌는가

9·11 동시다발 테러 사건이 11일로 다섯돌을 맞는다. 9·11은 ‘포스트 9·11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구분을 할 정도로 냉전 이후 세계질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생활과 의식 곳곳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9·11은 아직 극복되지 않았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내걸고 세계 곳곳에서 ‘국지적 열전’을 벌여 왔지만 ‘테러 공포’는 오히러 더 커졌다. 미국이 적으로 삼았던 이슬람주의는 새로운 양상으로 번진다. 세계는 여전히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쌍동이 빌딩을 향해 돌진하는 비행기를 보면서 전세계인들은 ‘과거의 세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9·11 동시테러 이후 5년 전세계는 과연 ‘끝없는 전쟁’의 고통을 실감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4일 전세계에서 7만2265명이 부시 행정부가 벌인 테러와의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4만2358명은 이라크 민간인이다. 3만여명은 테러에 희생되거나, 전쟁이나 테러 소탕작전에 희생된 이들, 테러와의 전장에서 죽어간 군인 등이다.

미국은 9·11 동시테러 직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미 3개의 전쟁을 벌였다. 2001년 11월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렸고, 2003년엔 대량살상무기를 구실로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고 친미정권을 세웠다. 올해 7월에는 헤즈볼라 궤멸을 목표로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테러와의 전쟁’의 일부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을 적극 지원했다.

미국의 일방적인 무력으로 파죽지세로 끝날 것 같았던 ‘테러와의 전쟁’은 ‘제2의 냉전’으로 끝없이 길어지고 있다.


이라크에선 점령의 혼란과 치안공백 사태에서 시작된 종파간 갈등과 종파별 민병대의 충돌이 내전 상태로 폭발하고 있다. 특히 올 2월 시아파 사원 폭탄테러 이후 하루 100~120명의 이라크 민간인이 학살되고 있다. 미군과 이라크군을 겨냥한 저항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미군 통계를 보면 폭발하거나 제거된 미군 겨냥 도로매설폭탄은 올 1월 1454발에서 7월엔 2625발로 급증했다. 아프간에서도 지난해부터 세력을 재규합한 탈레반이 남부 칸다하르 일대를 장악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과 사실상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는 안전해졌는가?

‘테러와의 전쟁’으로 ‘세계가 안전해질 것’이라는 부시 행정부의 공언과 달리, 테러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테러,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통근열차 폭탄테러, 지난해 런던 지하철·버스 폭탄테러 등을 겪으며 세계는 ‘안전지대는 없다’는 불안감에 짓눌리고 있다.

시사주간 <타임> 등이 지난달 22~24일 미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3%가 “앞으로 12개월 안에 미국에서 다른 테러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올해 6월 퓨리서치센터가 조사한 세계 15개국 중 8개국 국민들이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세계평화의 최대 위협으로 꼽았다. 그것도 영국, 스페인, 프랑스, 터키, 인도 등 대부분 미국의 동맹국들이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반발로 중동 지역 민심은 이슬람주의만이 대안이라는 결론으로 기울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투쟁은 나치즘과 공산주의에 대항했던 지난 세기의 전투에 이은 21세기의 결정적 이념투쟁”이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길고 긴 새로운 냉전 혹은 세계 곳곳에서 산개해 벌어질 ‘제한적 열전’ ‘국지적 열전’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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