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선수가 14일 베이징에서 연습하고 있다. 베이징/타스 연합뉴스
도핑에도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출전 기회를 얻은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메달을 따도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 선수가 메달을 따더라도 꽃다발을 걸어주는 간이 시상식은 물론 메달을 주는 공식 시상식도 열지 않을 것이라고 14일 발표했다. 국제올림픽위 발표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그가 출전할 수 있다고 결정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나왔다. 국제올림픽위는 시상식을 열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로 “소변 샘플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도핑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아직은 규명되지 않은 선수를 시상식에 포함할 수 있어서”라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는 스포츠중재재판소의 출전 가능 결정은 받아들이면서도 도핑 의혹이 아직 완전한 결론이 나지 않았으니, 그가 메달권에 들면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올해 만 15살인 발리예바 선수는 지난해 12월25일 러시아 선수권대회에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인 협심증 치료제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이런 결과는 지난 7일 베이징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에서 그가 속한 팀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금메달을 딴 이튿날 나왔다. 러시아반도핑위원회는 양성 판정 직후 출전을 정지시켰다가 그의 이의를 받아들여 이튿날 철회했다. 이에 국제올림픽위와 세계반도핑기구, 국제빙상경기연맹은 그의 출전에 반대하며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했다. 스포츠중재재판소는 “(발리예바는)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양성 판정을 받은 게 아니고, 2021년 12월 실시한 도핑 검사에 대한 징계 절차가 아직 남았다”며 출전 길 자체는 열어주는 결정을 내렸는데, 국제올림픽위가 다시 제동을 건 모양새다.
다만 국제올림픽위는 발리예바 사건이 매듭지어지면 장엄한 메달 시상식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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