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스 티루무르티 주 유엔 인도 대사도 5일 열린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지 않았던 인도가 ‘부차 학살’에 대해 이례적 규탄 목소리를 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장관은 6일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사건과 관련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우리는 독립적 조사 요청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티에스(T.S.) 티루무르티 주유엔 인도 대사도 전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매우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런 학살을 명백하게 규탄하며 독립적 조사 요청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앞서 인도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엔의 러시아 비난 결의에 대해 여러 차례 기권표를 던졌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비동맹 외교 노선을 걷고 있으며 옛 소련 시절부터 인도는 러시아산 무기 주요 수입국이다. 미국 의회 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2016∼2020년 인도 무기 수입의 49%를 러시아산이 차지한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미국을 포함한 서방과 러시아는 인도를 사이에 두고 외교전을 펼쳤다. 지난달 31일 달리프 싱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인도를 찾아 현재 인도가 러시아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는 것과 관련해 금지 조치는 없다면서도 “인도가 에너지 등 러시아산 수입을 급격하게 늘리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도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인도를 방문해 “인도가 이 상황을 사실 전체가 아닌 한쪽 방식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인도가 이번에 이전과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은 서방의 압박과 부차 학살에 대한 세계적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에도 인도는 러시아를 직접 거론해 비난하지는 않았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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