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이 밀집한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 로힝야족 난민캠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콕스바자/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의 로힝야족 난민캠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100만명 이상이 좁고 열악한 공간에 모여 사는 탓에 최악의 집단 감염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현지시각)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에 있는 로힝야족 난민캠프에서 난민 남성 한 명과 난민촌 인근에 거주 중인 현지 남성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현재 난민 1900명이 격리돼 검사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콕스 바자르 난민 캠프에는 2017년 8월 미얀마 군부의 유혈탄압을 피해온 로힝야족 난민 100만명 이상이 모여 살고 있다. 이곳은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3월14일부터 외부로부터 격리돼왔다.
전문가들은 이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대규모 집단 감염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난민들이 비닐과 대나무 등을 엮어 만든 비좁은 움막에서 살고 있는데다, 손 씻기 등을 할 수 있는 깨끗한 물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비시> 방송에 따르면, 이곳에선 1㎢당 4만~7만명의 난민이 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피해가 집중됐던 일본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보다 인구 밀집도가 1.6배 이상 높은 것이다. 난민캠프 내 집중치료 병상 등 적절한 의료 시설이 없는 것도 감염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샤민 자한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보건 국장은 “세계 최대 난민캠프에 바이러스가 유입돼 수천명이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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