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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아프간 철군’ 겹친 9·11 20주년…중국, ‘미국의 실패’ 집중 거론

등록 2021-09-12 15:08수정 2021-09-12 17:37

중 관영매체, “아프간 철군은 대테러 전쟁 실패 증명”
“아프간 정권, 탈레반에서 탈레반으로…기이한 ‘윤회’”
“충격·혼란·상처로 시작한 9·11 시대 충격·혼란·상처로 끝나”
“미국 냉전시절 대소련 정책, 중국에는 안통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1일치 해외판에서 1개면을 할애해 9·11 동시테러 이후 20년간 이어진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비판했다. <인민일보> 누리집 갈무리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1일치 해외판에서 1개면을 할애해 9·11 동시테러 이후 20년간 이어진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비판했다. <인민일보> 누리집 갈무리

9·11 동시테러 20주년을 맞아 중국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미국의 실패’를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20년 동안 이어진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성토하며,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1일치 해외판 1개면을 털어 9.11 동시테러 20주년 특집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지난 20년 동안 미국의 대테러 전쟁은 아프간 집권세력을 ‘탈레반에서 탈레반으로’ 바꿔놨다”며 “이 기이한 ‘윤회’는 미국의 지난 20년 지속해 온 대테러 전쟁이 실패했음을 알리는 선언”이라고 전했다.

<인민일보> 인터넷판도 ‘숫자로 보는 대테러 전쟁’이란 대형 그래픽 뉴스를 싣고 “9.11 동시테러 이후 20년 동안 미국은 8조달러를 전쟁비용으로 쏟아부었고, 이로 인해 90만명 가량이 목숨을 잃었다”며 “특히 하루 평균 6천만달러를 퍼부은 아프간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와 부상자가 각각 8만명과 6만명에 이르며, 1100만명이 난민으로 떠돌게 됐다”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9·11 동시테러 20주년, 상실의 시대’란 제목의 장문의 논평에서 “9·11 동시테러로 인한 충격과 혼란, 상처 속에 ‘미국의 세기’로 불렸던 20세기가 막을 내리고 21세기로 가는 문이 열렸다”며 “모두의 예상과 달리 20년 뒤 미국의 ‘9·11 시대’ 역시 (아프간 철군으로 인한) 충격과 혼란, 상처 속에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9·11 동시테러 20주년을 맞은 지금 중요한 것은 미국이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고, 기존의 외교방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인지 여부”라며 “국제사회가 과거에서 배우지 않고 여전히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과 상대해야 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이지겠느냐”고 되물었다.

관영 <환구시보>도 특집기사에서 ‘반성하지 않는 미국’을 질타했다. 신문은 “지난 20년 동안 이어진 통렬한 비판과 눈에 띄는 실패도 미국 정치 지도자들을 각성시키지 못했다”며 “그들은 실패로부터 배울 생각은 않고, 또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적들 찾아나섰다”고 짚었다. 아프간 철군 종료 뒤 “중국과 심각한 경쟁 중”이란 점을 강조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발언을 꼬집은 셈이다.

신문은 사설에서도 “미국이 냉전시절 옛 소련을 상대했던 방식은 중국엔 통하지 않는다. 미 정치권이 증오를 부추기고 있지만 중-미는 물론 중국과 미 우방국의 무역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아프간 전쟁 종료로 미국이 중국과 맞설 약간의 여유를 얻을 수 있을진 몰라도, 시대의 흐름을 바꿔내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랑 외교’의 상징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미국을 향해 다시 한번 조소를 날렸다. 자오 대변인 트위터 갈무리
중국 ’전랑 외교’의 상징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미국을 향해 다시 한번 조소를 날렸다. 자오 대변인 트위터 갈무리

한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버려진 군용기 날개에 밧줄을 걸어 그네를 타는 탈레반 대원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고, “제국과 전쟁용 무기의 무덤. 탈레반이 그들의 전투기를 그네와 장난감으로 만들었다”고 썼다. 미국을 향한 ‘조소’로 보인다. 앞서 자오 대변인은 미-중 정상 간 7개월만에 통화가 이뤄진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9·11 동시테러 이후 20년 간 전쟁을 지속했지만, 테러 위협을 제거하기는 커녕 아프간 내부와 외국의 테러조직이 더욱 늘어났다”며 “미국은 아프간 문제의 원흉이며, 군사개입 종결은 아프간에 대한 진정한 책임을 지는 시작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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