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다그룹이 건설을 추진 중인 '스카이시티' 조감도. 사진:21세기망
[지구촌 화제] 자국민도 믿지 않는 ‘짝퉁 천국’의 비애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 높이 838m의 세계 최고층 건물을 짓는 위안다 그룹이 “안전을 고려해 외국산 철강 제품만 쓰겠다”고 밝혀 중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장위에 위안다 그룹 회장은 1일 “이번 공사에는 수십만t의 철근이 사용된다. 이 철근은 모두 기술 수준이 높은 룩셈부르크에서 고가를 주고 들여오겠다”라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그는 “중국에서 2만㎞나 떨어진 나라에서 철근을 운송해 온다는 게 환경보호 차원에서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 회장의 이런 발언은 바로 “그럼 중국산 철근은 안전하지 않다는 말이냐”는 중국 철강 업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치샹둥 중국철강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중국산 철강 제품도 충분히 튼튼하다. 위안다 그룹은 왜 중국산 철강 제품이 공사에 적합하지 않은지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형 공사가 최근 생산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철강 산업에 돌파구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중국 철강업계는 6월에만 7억위안의 손실을 입고, 업체의 40%가 도산 위기에 몰려있다.
한편, 이 건물은 공사 초기부터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신화통신>은 최근 이 건물이 아직 정부의 정식 건축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기공식부터 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건물의 규모가 너무 크다며 안전상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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