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체육시설에 마련된 코로나19 진단 검사장 앞에서 주민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남부 펑타이구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 시장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로 인한 누적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신파디 시장발 집단 감염이 이르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잠복기간이 끝나는 이번 주가 향후 방역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전날 하루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국외 역유입 확진자 8명을 포함해 모두 40명이다. 중국 본토에서 나온 신규 확진자는 허베이성 4명과 쓰촨성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7명이 모두 베이징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22명이 신파디 시장이 위치한 펑타이구 일대에 집중됐으며, 11일 이후 베이징의 누적 확진자는 이날까지 106명까지 늘었다. 집단감염 발생 지역에서 진단검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당분간 확진자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북경청년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미 신파디 시장과 하이뎬구 위취안 시장 등 집단감염 발생 지역 일대 주거단지를 봉쇄한 베이징시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시청구 톈타오홍롄 시장과 주변 주택단지 7곳도 봉쇄관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신파디 시장과 거래하던 이 시장 관계자 1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탓이다. 톈타오홍롄 시장 관계자와 주변 주택단지 주민들도 신파디·위취안 시장 사례와 마찬가지로 전원 진단검사를 받게 된다.
방역당국은 베이징 시내 276개 전통시장에 대한 소독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11개 시장을 잠정 폐쇄했다. 또 베이징에서 시외를 오가는 장거리 택시 운행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달 초부터 방역등급을 낮춰 주거단지 출입문을 모두 개방했던 베이징 시내 대부분 지역에서도 이날부터 다시 출입문을 한곳으로 제한하는 등 방역조처를 강화했다.
신파디 시장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럽형’이란 주장이 나온 가운데, 이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기존에 중국에서 유행하던 바이러스보다 높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관영 <환구시보>는 양잔추 후베이성 우한대학 바이러스연구소 교수의 말을 따 “지난 11일 최초 발생 이후 14일까지 나흘 만에 79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볼 때 우한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우쭌여우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는 전날 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에 출연해 “신파디 시장발 코로나19 최초 확진이 11일이었고, 증상 발현은 5일이었다는 점에서 최초 감염은 이르면 지난달 말이었을 것”이라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앞으로 3일 간이 이번 유행의 추세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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