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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푸틴의 핵위협 앞에서…러시아와 마주앉은 우크라 “즉각 철군을”

등록 2022-02-28 20:30수정 2022-02-28 20:39

전쟁 닷새만에 첫 고위급 협상
양쪽 입장 차 커 성과는 없을 수도
벨라루스, 러 핵무기 반입 허용
미 “오판 마라” 러 핵위협에 경고
28일(현지시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협상 장소인 벨라루스의 고멜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있다. 고멜/로이터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협상 장소인 벨라루스의 고멜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있다. 고멜/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닷새째인 28일 사태 수습을 위한 첫 협상을 벌였다. 만남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62년 쿠바 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서구에 핵 위협을 가했다. 침공의 전진기지가 된 벨라루스는 자국에 러시아 핵무기를 들여올 수 있도록 헌법을 바꿨다. 큰 충격을 받은 독일은 전후 70여년 동안 유지해온 외교안보정책을 전환해 무력 증강에 나서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의 침공이 신냉전으로 가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 형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협상단은 28일 낮 우크라이나-벨라루스 접경 지역에서 만나, 24일 러시아의 침공 개시 이후 처음으로 대화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협상에 앞서 러시아에 즉각적인 휴전과 철군을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대화의 핵심 이슈는 즉각적인 휴전과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군대의 철수”라고 밝혔다. 러시아 협상단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실 보좌관도 협상에 앞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합의에 도달하는 데 관심 있다”고 말했다.

즉각 철군을 요구한 우크라이나와 달리 러시아는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공개하진 않았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와 중립화를 요구해왔고, 개전 후엔 사실상 항복을 뜻하는 ‘무기를 내려놓을 것’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의 제거를 뜻하는 ‘비나치화’를 내걸었다. 결사항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이다.

양쪽의 큰 견해차를 반영하듯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밤 연설에서 “이 만남의 결과를 믿진 않지만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교장관도 “우리는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영토의 단 1인치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에 미국은 강경한 반응을 쏟아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7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 경계 태세를 지시한 것에 대해 “추가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위협을 지어내는” 패턴의 반복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도 “(러시아가) 오판할 경우 사태를 매우 위험하게 할 수 있다”며 “미국은 국토, 동맹, 파트너를 지켜낼 능력이 있다. 이는 전략적 억지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전략적 억지란 핵 사용을 뜻하는 것으로, ‘핵에는 핵으로 맞서겠다’는 결의를 밝힌 것이다.

서구와 러시아의 골은 점점 더 깊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동맹인 벨라루스는 27일 개헌 국민투표에서 “영토를 비핵화하고 중립국가화를 목표로 한다”(18조)는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켰다. 독일은 위협에 맞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이 독일의 방위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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