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북부 수미 지역을 이동 중인 러시아군 전차의 모습. 러시아 친정부 성향 신문인 <콤스몰스카야 프라우다>는 21일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군 사망자가 9861명이라고 보도했다가 이후 삭제했다.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친정부 성향 언론이 러시아군 사망자가 1만명에 육박한다는 보도를 했다가 삭제했다.
러시아 타블로이드 신문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21일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별 작전 중 숨진 러시아군이 9861명이며 부상자는 1만6153명”이라고 보도했다. 기사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과를 올리고 있다는 러시아 당국의 주장을 전하는 내용 위주로 러시아군 희생자 숫자는 짧게 언급됐다. 그러나 이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사망자 숫자를 삭제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인터넷 코드 분석 결과 이 기사가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전 12시9분에 누리집에 게시됐으며, 오후 9시56분 기사가 업데이트되며 사망자 숫자가 삭제된 것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시엔엔>는 “러시아군 사망자 숫자가 언급된 기사가 소셜 미디어에서 주목을 받은 뒤 (사망자 숫자 삭제) 업데이트가 됐다”고 전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성명을 통해 “관리자 인터페이스가 해킹 당했다. 잘못된 숫자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옛 소련 공산당 청년동맹 기관지였으며 현재는 민영화됐다. 친정부적 성향이며 러시아에서 많이 읽히는 신문 중 하나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삭제 전 기사에 나온 러시아군 사망자 숫자는 러시아 공식 발표의 19배 이상이다. 러시아는 지난 2일 우크라이나 전쟁 중 숨진 러시아군이 498명이 숨지고 1597명이 다쳤다고 한 차례 발표한 뒤, 전사자 숫자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추정한 러시아군 사망자 숫자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삭제 전 기사와 엇비슷하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지난 16일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2월 24일) 이후 약 3주 만에 러시아 군인 약 7000명이 숨지고 부상자가 1만4000~2만1000명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자금 지원을 받으며 체코 프라하에 본부를 둔 <자유 유럽 방송>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벨라루스 남부 고멜 지역 병원 노동자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지난 13일 러시아군 주검 2500구 이상을 고멜에서 러시아로 이송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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